COP30, 주목받는 '자연기반 해법'...한국의 전략은?

오는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지구 기후정책의 대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열대우림 보호를 상징하는 첫 회의로, 아마존 중심 도시에서 개최되는 역사적인 자리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벨렘 회의는 기후금융 확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Just Transition), 자연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을 3대 의제로 내세운다. 개최국 브라질은 자국 주도로 열대림 보존 등 자연기반 해법에 강력한 솔루션을 기대하고 있다.

자연기반 해법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매우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자연 생태계의 보전, 복원,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해 사회적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인간의 웰빙과 생물다양성, 기후복원력을 향상시키는 접근이다.

자연기반 해법이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자연기반 해법을 “자연과 생태계 서비스를 보호, 지속가능하게 관리, 복원함으로써 기후변화, 식량안보, 물 부족, 재난위험 감소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 전략"으로 정의한다.

자연기반 해법은 아마존 원시림 보호, 해양보호구역 지정 등 기존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보전', 사막화 지역에 숲을 가꾸거나 습지를 복원하는 등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 도시숲이나 탄소중립 농업 등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식을 도모하는 '지속가능 이용' 등이 대표적 유형이다.

이같은 자연기반 해법은 대기 중 CO₂를 흡수하는 자연적 탄소흡수원인 숲, 해양, 습지를 지켜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해일을 막는 맹그로브 등 폭우 가뭄 폭염 같은 기후재난의 완충지대를 유지하고, 지역주민의 생계 기반을 형성하는 등 생물다양성과 지역사회 복원력에 기여한다.

올해 COP30이 열리는 브라질 벨렘은 열대우림이 있는 아마존 지역의 중심도시다. TFFF 설립 추진은 자연기반 해법 실현을 위한 국제 금융 메커니즘 확보 시도로 볼 수 있다. 또 'REDD+' 제도 개편 논의는 기존의 ‘보존 중심’에서 지역사회 참여와 복원까지 확장하는 것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정부도 기후정책 수립 시 기술 중심 감축(TAM) 뿐 아니라 자연기반 감축(NbS)을 병행하는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할 때다.

전문가들은 "도시숲, 갯벌 복원, 농촌 생태계 관리 등 지역 기반 자연기반 해법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면서 "국외 탄소상쇄(CDM 등) 활용 시 생물다양성과 지역주민 권리까지 고려해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출처: COP30 홈페이지 캡처

새 기후금융 메커니즘의 탄생

특히 글로벌 금융 플랫폼 ‘TFFF(Tropical Forests Forever Facility)’ 설립을 공식화해 이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 메커니즘은 개발도상국이 산림을 보존하는 대신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방식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생물다양성과 지역 공동체의 생존을 보장하는 ‘블렌디드 파이낸스’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회의에서는 ‘바쿠-벨렘 로드맵’에 따라 최소 연간 1조 3천억 달러에 달하는 기후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된다. 민간자본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인센티브 설계와 기후성과 기반의 투명성 기준 마련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진다.

‘공정 전환’도 중대한 의제로 부상했다. 브라질은 고탄소 산업 종사자들의 직무 전환과 고용 안정 방안, 에너지 빈곤층과 원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전면에 내세운 전환 모델이 각국의 국가 감축목표(NDC) 설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탄소흡수 및 제거 기술(CDR)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 콩고분지 등 글로벌 탄소흡수원 보호를 위한 다자협력 기반 조성과 함께, DAC(직접공기포집), BECCS(바이오에너지+탄소저장) 기술의 국제적 인증 기준이 마련된다.

정의로운 전환...기후행동의 전환

또한 REDD+ 제도의 구조개편과 탄소시장과의 연계도 논의되며, 산림보존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복원력 회복과 지역사회 참여까지 확장된 정의로운 생태전환이 요구된다.

COP30은 기존의 ‘배출 감축’ 중심 기후대응을 넘어, ‘흡수-복원-적응’ 중심의 다층적 기후행동 체계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이는 탄소중립을 넘어 ‘기후탄력성’ 확보가 글로벌 어젠다로 자리잡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브라질과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의 주도권이 강화되며, 국제 기후질서의 축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흐름 또한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 시 정의로운 전환 원칙, 자연기반 감축 전략, 국제협력 중심의 이행 수단을 포함해야 한다.

KEA는 '에너지 이슈 브리핑'에서 "개발도상국 중심의 기후재원 확대에 따른 공여국으로서의 책임 분담 전략 마련과, 탄소흡수·상쇄량을 반영한 배출량 산정 체계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대응의 분수령이 될 COP30.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SK임업'의 조림사업. 이 기업은 지속가능 산림경영을 표방한다. 이미지 출처: SK임업
한국의 자연기반 해법 전략은?

자연기반 해법(NbS) 은 환경보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후와 사회의 회복력을 동시에 키우는 통합적 전략이다. COP30은 이를 세계 기후체제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중심의 탄소감축만으로는 일정한 기술적, 시간적, 정책적 한계가 있고, 자연이 가진 잠재력을 활용할 시점이다. 한국 정부의 기후정책, 산업전략,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접근 툴로 다뤄야 할 때다.

IPCC는 NbS가 전 세계 탄소감축의 최대 1/3을 담당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 역시 국토의 63%가 산림인 만큼, NbS를 국가 감축목표(NDC)와 탄소중립 전략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숲과 갯벌’이 기후정책의 열쇠다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새로 수립 중이며, 이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과 함께 자연기반 흡수원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도시숲 조성, 갯벌 복원, 생태하천 정비 등은 탄소흡수량 산정이 가능하면서도 지역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미 도시숲의 이산화탄소 흡수효과를 산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UNFCCC에 보고 가능한 수준으로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산림과 갯벌 복원은 공공정책을 넘어 산업 전략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기업들이 RE100, ESG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NbS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참여를 이끄는 신(新)기후시장

SK와 한화 등은 국내외 조림사업에 투자하며 자체 흡수원 확보 및 탄소상쇄 크레딧 확보에 나서고 있고, 몽골, 베트남 등지에서의 조림 사업은 배출권거래제(K-ETS)와 연계돼 시장화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건설·도시계획 분야에서도 생태공원, 옥상녹화, 바람길 숲 등 그린인프라 사업이 기후적응형 도시전략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NbS 전략이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실용적 해법”이라며, 법·제도적 기반과 재정 인센티브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역균형발전과 기후대응 동시에

폐광 지역 산림복원, 농촌지역 습지조성, 갯벌 생태관광 조성 등은 기후복원력뿐 아니라 지방 일자리 창출, 공동체 참여, 탄소크레딧 자산화까지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한국의 기후대응도 이제는 기술 중심을 넘어 생태 기반의 다층적 전략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산림, 해양, 도시 등 전 영역에서 ‘자연을 활용한 탄소흡수 전략’을 본격화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해답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흙과 나무, 물과 바람이 숨 쉬는 자연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