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생에너지 확산...'그린 딜' 로드맵
올해는 유럽연합(EU)에서 재생에너지의 황금기(Golden Era)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S&P의 EU 지역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s, PPA) 시장 통계(Global Commodity Insights)에 따르면 2024년 5월까지 주요 기업은 연간 21TWh의 친환경 전력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과 비슷한 속도지만 같은 기간 계약 건수를 보면 2023년 94건서 145건으로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가 급증한 것이다. 이는 북유럽 풍력 발전(10.2TWh/년), 스페인 태양광 발전(7.5TWh/년) 등 두 지역이 주도했지만 주요 국가의 재생 에너지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수력발전을 비롯 모든 재생에너지 전력원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기존 에너지원은 41.6%에 그쳤다. 석탄 화력 발전 비중은 23%로 떨어졌고, 천연가스 비중은 16% 미만으로 하락했다. 전년 같은 동기 대비 원자력은 더 이상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지 않는 에너지원이 됐다. 독일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8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장 M&A 활발하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는 기업 간 인수합병(M&A) 빅딜이 3건 일어났다. 가장 큰 거래는 에너지 부문 전문 투자사인 미국 투자기업 에너지 캐피털 파트너스(Energy Capital Partners)는 나스닥 상장사 아틀란티카 인프라스트럭쳐(Atlantica Sustainable Infrastructure plc)를 72.5억 유로로 인수한 것이다.
캐나다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이 2008년에 설립된 네오엔 SA(Neoen SA)의 대주주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것도 주목된다. 네오엔은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 약 8GW를 운영 및 건설 중이고, 20GW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EU 각국의 재생에너지 산업 환경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S&P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거래 가격은 하락했다.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과 용량 여파로 올봄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독일의 경우 5월 태양광 발전 가격이 2020년 여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다시 회복되는 양상이지만 높은 이자율(스페인), 불충분한 전력망(이탈리아) 등 국가별 이슈로 등락이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안보에 대한 초점이 우선순위로 바뀐 것도 불안 요소다.
미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정책 절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입하는 민간기업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생 에너지 배포 비용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다. 소비재 기업, 화학 부문 등 다양한 산업군이 구매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EU의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일어나는 활발한 움직임에는 정책의 뒷받침이 거들고 있다. 경제의 지속가능성 확보 로드맵인 그린 딜(Green Deal)이 중심이다. 그린 딜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경제로 돌아가지 않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것을 추구한다.
EU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전력 발전 비중을 69%로 설정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도 2022년 기준 3배 이상 늘려야 한다. EU의 전력 시장 개혁은 PPA 접근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PPA 관련 정부의 재정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EU를 관통하는 '미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은 기후친화적 사회·경제 회복 프로그램인 동시에 투자 패키지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에너지 정책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 그 자체다. 빗나간 정책과 기업 대응은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주도권을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 EU의 비전과 실천에서 서둘러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