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 투자 않는 기업 손실 커질 것"

"기후 변화로 기상이변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적절하게 대비하지 않는다면 향후 20년 내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최대 25%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경제포럼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공동 발간한 연례 보고서 '기후위기 대응의 CEO 가이드 - 행동의 비용'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지연될 경우, 세계 경제와 기업들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 관련 재해의 경제적 비용(단위 억 달러).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보고된 재해 비용의 5년 합계. 2020~2023년 평균을 기준으로 2024년의 재해에 대한 데이터를 추정하여 2020~2024까지 5년간의 추세를 나타냈다. 참고로 이 수치는 홍수, 폭풍, 극한 기온 현상, 가뭄과 '대규모 이동(건조 및 습식)'을 포함한다. 대규모 이동은 산사태, 산불, 화산 활동, 지진 등을 의미한다. 단, 화산 활동 및 지진 재해는 기후 또는 기후변화와 직접 관련이 없어 제외한다. 그래프 하단의 '기타'에는 극한 기온과 대량 이동(건조 및 습윤)이 포함된다. 출처: 보고서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현재의 지구온난화 경로(3°C 초과 시나리오)가 유지될 경우, 2100년까지 전 세계 GDP가 22%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기업들의 운영 중단, 공급망 붕괴, 자산 손상 등으로 인해 EBITDA의 5~25%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기업이 무대책으로 시간을 지체할 경우 비용 증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현재 전 산업 부문에서 '전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으나 탈탄소화에 실패하는 기업은 2030년까지 에너지 집약적 부문에서 탄소 가격 만으로 최대 50%의 잠재적 EBITDA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늘날 기업들은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라는 두 가지 주요 위험에 직면해 있다. 물리적 리스크는 홍수, 폭염, 태풍 등 극한 기후 사건으로 인해 기업 자산 및 운영이 손상될 위험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더 빈번하고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후 규제 강화, 탄소 가격제 도입, 소비자 및 투자자의 인식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전환 리스크도 큰 위협 요소다. 특히 고탄소 산업은 규제 강화로 인해 추가 비용 부담을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업종은 EBITDA의 최대 50%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기후 리더는 2030년까지 14조 달러에 달하는 친환경 기술 시장을 활용하여 상당한 성장과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적응 기회 활용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리적 기후 리스크를 파악한 산업별 응답자 비율. 'Utilities'는 전력망을 포함함. 이미지 출처: 보고서

이러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비즈니스 회복력, 경쟁력,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인 솔루션에 대한 수요 증가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심각하게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기후 위험에 대한 포괄적 평가,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 기회 창출을 위한 사업 전환, 위험 모니터링 및 진행 상황 보고 등 기업 최고의사결정권자(CEO)를 위한 네 가지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정, 재정, 운영 세 가지 측면에서 전략적 투자를 전개해야 한다. 이 경우 기후 적응 투자 비용 대비 최대 19배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의 조기 대응이 경쟁력 강화와 생존에 핵심 요소인 것이다.

보고서는 "기후 위험에 대한 무대책은 필요한 투자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적 안정과 장기적인 번영을 위협할 수 있다"며 기업과 정부의 긴급한 행동을 주문했다.

패트릭 허홀드 BCG 전무는 "기후 리더십은 단순히 위험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회복력을 구축하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