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재무제표 흔든다… ‘유형자산 회계’도 ESG 대응 시급”
“기후위기, 재무제표 흔든다… ‘유형자산 회계’도 ESG 대응 시급”
기후위기 영향은 경영 리스크를 넘어 재무 보고의 핵심 요소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회계학회 '회계저널'에서 발표된 신일항·이한솔 교수의 연구 논문 '기후변화가 재무보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유형자산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홍수, 폭염 등 물리적 리스크와 탄소세, 탈탄소정책 등 전환 리스크 모두가 기업의 유형자산 내용연수, 손상 여부, 잔존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Company&Action
편집자
편집자
Company&Action    

기후위기 영향은 경영 리스크를 넘어 재무 보고의 핵심 요소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회계학회 '회계저널'에서 발표된 신일항·이한솔 교수의 연구 논문 '기후변화가 재무보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유형자산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홍수, 폭염 등 물리적 리스크와 탄소세, 탈탄소정책 등 전환 리스크 모두가 기업의 유형자산 내용연수, 손상 여부, 잔존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기후 관련 규제나 정책으로 특정 자산의 사용이 조기 중단될 경우, 해당 자산의 감가상각 기간이나 손상 평가 기준에 중대한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일항 가천대 교수·이한솔 강원대 교수(2025) 연구 논문, 회계저널 제34권 제3호

기후변화, ‘재무제표’ 항목에도 중대한 영향

또한 유형자산 손상과 관련해 국제회계기준서 'IAS 36'을 근거로 기후변화로 인한 수요 감소나 기술 대체로 인해 자산의 회수가능금액이 줄어드는 경우 손상차손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 SEC는 2024년 기후 공시 의무화를 확정했고, EU 역시 CSRD를 통해 2025년부터 ESG 공시를 본격화한다. 하지만 한국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회계기준이나 공시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며, IFRS 회계기준 또한 기후변화 관련 공시를 명시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 대부분은 기후정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비재무적 채널을 통해 자발적으로 공시하고 있으나, 정작 재무제표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제조업의 유형자산 비중이 해외에 비해 현저히 높은 만큼, 기후 리스크가 유형자산 회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민감하고 중대하다고 볼 수 있다.

"유형자산 항목별 회계 적용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재무보고 시 고려해야 할 기후 관련 회계적 판단 요소를 4가지로 꼽았다. 첫째,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가 기업의 재무 상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재무보고 과정에서 해당 영향을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시 이를 반영하거나 판단 근거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둘째,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 불확실성이 클 경우, 재무보고 과정에서 주요 판단·추정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를 함께 평가하고 반영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 기후변화가 유형자산의 내용연수, 잔존가치, 손상평가 등 재무제표 핵심 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재무보고 과정에서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 다만 영향이 미미하다면 간단히 관련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넷째, 기후 전환 리스크로 인해 향후 발생 가능한 시설 철거나 벌금 같은 법적·계약적 의무는 충당부채 또는 우발부채로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해당 부채의 발생 원인, 만기, 그리고 장기적인 영향을 설명하는 것이다.

기업, 무조건적인 공시 확대는 지양해야

논문은 향후 국내 기업들은 기후리스크 공시의 ‘무조건적인 확대’보다는 현실적 여건을 반영한 신뢰성과 일관성을 갖춘 공시 기준 정립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 기준(IFRS S1, S2)은 선진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를 국내에 그대로 도입할 경우 기업들이 회계 실무상 혼란과 비용 부담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별 업종·규모별 차이를 고려한 탄력적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한다. 특히 산업 구조상 제조업 비중이 높고, 유형자산 중심의 회계가 중요한 한국 기업은 기후리스크가 자산 손상, 내용연수, 충당부채 등 핵심 회계 항목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공시 가능성과 리스크 평가 역량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다.

궁극적으로는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되, 국내 산업 특성과 공시 역량을 고려한 독자적 기준 개발이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ESG 공시 체계 수립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도 기후리스크 관련 공시 기준을 일괄 강제하기보다 우선 시범 도입과 단계적 의무화를 통해 제도 신뢰성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기후변화가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공백 상태"

2011년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환경기술산업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환경정보 공개제도는 녹색기업의 자발적인 환경 개선 활동을 유도하고, 국민의 환경 정보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후 정부는 녹색성장을 주요 정책 기조로 삼고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특히 2021년 개정을 통해 환경기술산업법에는 금융기관의 환경책임투자를 지원하는 '녹색분류체계' 관련 근거가 추가됐으며, 환경정보 공개 대상도 기존 녹색기업과 공공기관 중심에서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한국거래소 역시 자율공시 제도를 통해 기업들이 녹색경영 관련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뿐 아니라 사업보고서 내 일부 항목을 통해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 관련 정보 공시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POSCO 등 다수의 상장 기업들은 사업보고서 주석 항목에서 ‘환경 등에 관한 사항’ 또는 ‘환경 및 종업원 등에 관한 사항’으로 기후변화 대응 내용을 공시하고 있다.

실제 대다수 기업은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보고서나 ESG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하고 있다는 점을 사업보고서를 통해 언급하고 있지만, 기후변화가 재무제표나 재무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양적·질적으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이들 공시는 대부분 탄소배출량 및 감축 노력, 녹색경영(ESG) 전략 등에 집중돼 있으며, 정작 기후변화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와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거의 포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은 TCFD 권고안 수준을 넘어 회계기준과 연결된 보다 명확한 기후리스크 공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신이 놓친 글
세계 주요 기업 88%, 지속가능성을 가치 창출 기회로 본다
세계 주요 기업 88%, 지속가능성을 가치 창출 기회로 본다
by 
편집자
2025.8.19
GS칼텍스, 탄소가격 반영한 신사업 투자
GS칼텍스, 탄소가격 반영한 신사업 투자
by 
편집자
2025.7.10
'2045 탄소중립 달성 목표' 현대글로비스, 재생에너지 다량 확보
'2045 탄소중립 달성 목표' 현대글로비스, 재생에너지 다량 확보
by 
편집자
2025.7.8
ESG 공시 새판 짜야 한다…유럽 기업 CSRD 보고의 시사점
ESG 공시 새판 짜야 한다…유럽 기업 CSRD 보고의 시사점
by 
편집자
2025.7.2
당신이 놓친 글
세계 주요 기업 88%, 지속가능성을 가치 창출 기회로 본다
by 
편집자
2025.8.19
세계 주요 기업 88%, 지속가능성을 가치 창출 기회로 본다
GS칼텍스, 탄소가격 반영한 신사업 투자
by 
편집자
2025.7.10
GS칼텍스, 탄소가격 반영한 신사업 투자
'2045 탄소중립 달성 목표' 현대글로비스, 재생에너지 다량 확보
by 
편집자
2025.7.8
'2045 탄소중립 달성 목표' 현대글로비스, 재생에너지 다량 확보
ESG 공시 새판 짜야 한다…유럽 기업 CSRD 보고의 시사점
by 
편집자
2025.7.2
ESG 공시 새판 짜야 한다…유럽 기업 CSRD 보고의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