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기후에너지부 신설 내용이 빠져 있어 업계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기후 리더십 실종' 등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위원장 이한주)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이재명정부의 국정 청사진인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5대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인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안에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포함했다.
그러나 에너지고속도로 신속 건설을 통해 산업 부문 RE100을 달성하고, 경제·사회 전 분야의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능력을 제고한다는 추진 전략에도 부처 신설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미뤄진 것인지, 논의를 중단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RE100·탄소중립 추진하는데 부처 설계는 미정?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기후위기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며 사회·경제 문제도 함께 풀어갈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면서 '기후에너지부' 신설 의지를 밝혀 온 터라 부처 신설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국회 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같은 날 '기후·에너지 관련 정부 조직 개편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기후 대응과 산업경쟁력 유지·강화 사이의 균형, 한 부처에 기후와 에너지, 규제와 진흥이라는 상반된 두 기능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후·에너지 정부 조직 개편의 핵심 배경으로 기후 위기 대응 사무를 담당하는 환경부와 주요 온실가스 배출 부문(에너지 76.2%, 산업공정 18.1%)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간 업무 중복 또는 공백은 대표적인 부분이다.
현재 논의되는 기후·에너지 정부 조직 개편 방안들인 △'기후·에너지부' 신설 △환경부를 확대 개편하는 '기후환경에너지부' 신설 △'기후에너지산업통상부'이다.
산업부·환경부 기능 중첩과 공백...불협화음 조정 관건
입법조사처는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사무의 주관 부처인 '기후·에너지부'나 '기후환경에너지부' 신설이 이뤄질 때 주요 온실가스 배출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부처와의 불협화음을 지적했다.
산업부 중심의 통합안인 기후에너지산업통상부가 조명받는 배경이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대응이나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밀접하게 연계된 산업, 무역·통상 부문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 논의와 관련 해외 주요 국가 사례도 평가했다. 먼저 G7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탈석탄을 달성한 영국은 기후·에너지 통합부처와 강력한 정책 집행에 따른 성과로 봤다.
반면 독일은 연방경제기후보호부(BMWK)로 개편하기 전의 조직 형태인 연방경제에너지부(BMWE)로 돌아가는 등 실패 사례로 다뤘다.
제조업 중심 한국에 맞춤형 거버넌스 주목
각 국가별로 처한 경제, 산업 환경 등에 따라 효과적인 기후 위기 대응 거버넌스 구축의 접근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입법조사처는 향후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기후위기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 전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하려면 현재 환경부 중심 체계로는 대응이 어려운 만큼 기후 부문과 밀접하게 연계된 산업·무역·통상 부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조업 중심의 한국의 실정에 맞게 부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후에너지부가 사라진 정부 로드맵의 충격파는 매머드 부처인 기후에너지산업통상부 등장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은 국정기획위 차원에서 수립해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향후 정부의 검토를 거쳐 국무회의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