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세 가지 요소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기업의 생존과 성패 즉,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르는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1년 PWC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0%가 환경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 76%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부터 시행된 기업공시 제도 강화로 기업의 ESG 성과는 이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ES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기업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비중과 밀도도 커졌다. 기업이 투자자를 비롯 정부, 시민 등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영국은행 총재는 일찍이 "앞으로 기후와 ESG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말은 실제 현실이 되고 있다. 액센츄어(Accenture)의 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62%는 '목적 중심' 브랜드를 선호하고 74%는 기업이 제품을 넘어선 진정성 있는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한 PR을 넘어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통합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홍보연구소와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된 이 연구는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주제는 ESG 관련 이슈로 파악됐고, 2022년은 기후 변화에 대한 온라인 대화가 증가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시대에 브랜드는 ESG 행동이 정중하고 명확한 적정선을 유지하면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성과 알리기를 넘어서야 한다
ESG 이니셔티브를 둘러싼 기업의 메시지는 첫째, 통합적 접근(Integrated Approach)이 핵심이다. 전사적 ESG 비전 수립과 공유를 목적으로 ESG 전략 수립과 각 사업부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담당이 협업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핵심 가치와 ESG 활동의 연계성 확보, 장기적 관점의 ESG 로드맵 수립 그리고 이사회부터 실무진까지 일관된 ESG 메시지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접근은 사실 이상적으로 볼 수 있다. ESG 에 대한 정의, 우선순위, 기업 산업에 따른 환경 접근법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기준을 구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철학, 의도, 추진 과정 그것을 유기적이고 전략적으로 이해관계자와 시장에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메시지 전략과 실행 방안 모색은 아주 중요하다.
통합적 전략은 내부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뒷받침된다. 임직원 ESG 교육 프로그램 운영, ESG 성과 공유를 위한 정기적 내부 소통 채널 구축 부서간 협업을 통한 ESG 활동 시너지 창출 등이다.
최근 기업마다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브랜드 가치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라는 점도 있다. 혹자는 괜히 ESG를 잘하고 있다, 환경을 지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섣불리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를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속가능 성장이라는 근본적인 목표를 고려하면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최대한 연결된 ESG 활동에 기반해 이를 적극적으로 전하는 것이 실질적인 기업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행보이다.
체계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 강화 필요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ESG 활동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관성 확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브랜드 스토리텔링 통합, ESG 성과의 브랜드 자산화 전략 수립 등은 상당히 중요한 지점이다.
둘째, 이해관계자 맞춤 전략(Stakeholder-specific Approach)의 반영이다. 일단 투자자 대상 커뮤니케이션 방안 마련이 급선무다. 이는 ESG 관련 공시제도와 연결되는 영역이다. 정량적 ESG 성과 데이터 제공, ESG 리스크 관리 체계 공개, 정기적인 IR 미팅을 통한 ESG 전략 공유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
이어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방안도 도출해야 한다. ESG 활동의 사회적 임팩트가 무엇인지 고객에게 가시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부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활동 등에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지역사회/NGO 대상 커뮤니케이션도 고려한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NGO와의 파트너십으로 ESG 활동 확대와 정기적인 대화 프로그램 실시 등을 실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해관계자 고려하고 투명성·진정성 확보
셋째, 투명성과 진정성(Transparency and Authenticity)이다. ESG 리스크와 대응에 관련된 부분이다. 신뢰 기반으로 ESG 활동의 성과를 시장과 이해관계자에게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위기관리 체계와 연동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SG 리스크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이슈별 위기 대응 매뉴얼을 확대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는 활동이다.
기존에 기업이 규정해 놓은 리스크의 범위를 재검토하고 ESG 관점에서 특히 사회(Social) 관점에서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 모니터링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채널도 함께 구축 관리하고 지속적인 개선과 피드백 체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ESG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성과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의 진정성 있는 ESG 활동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비로소 진정한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반기업정서가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ESG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수단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