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3중 지구환경 위기’ 경고

환경 위험은 더 이상 장기적인 위험으로 인식되지 않고, 전 세계의 일상적인 현실이 되었다. 올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5'는 전 세계 9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향후 2년 간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 꼽은 환경 오염을 포함해 관련 위험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환경 오염’은 지난해 같은 보고서보다 4계단 상승한 6위를 차지했다. 장기적인 위험보다는 즉각적인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환경 오염은 향후 몇 년 동안 즉각적인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은 외부로 파급되어 공중 보건, 지구 생태계, 그리고 경제 안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2년 이내의 단기적 시야에서 환경 오염의 순위가 상승한 것은 환경 오염이 긴급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술적, 지정학적, 사회적 위험이 즉각적인 안보 문제와 더불어 화두가 되고 있지만, 환경 오염이 해결되지 않으면 여러 분야에서 진전이 계속해서 저해될 것이다. 대기 및 수질 오염과 관련된 건강 이슈 같은 심각한 문제는 특히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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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장기적인 위험 순위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환경오염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역시 상기시켜 준다. 생물 다양성 손실, 지구환경 시스템의 악화, 기후 관련 취약성 악화 등 장기적인 영향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광범위한 사회 발전 및 건강 증진을 저해할 수 있다. 현재로부터 10년 후의 순위가 낮다고 해서 환경 오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덜 위협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즉각적인 위기가 느리고 체계적인 위험을 가려버릴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단기 및 장기 위험 순위에서 환경 오염은 이렇게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광범위하고 계속 이어지는 영향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 이에 대응하기 위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즉각적인 완화 노력은 오늘날의 위기를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연쇄적인 영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다. 지금 체계적인 조치를 우선시함으로써, 우리는 환경 오염이 건강, 사회적 회복탄력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진전을 계속해서 저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대기 오염은 긴급한 글로벌 이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대기 오염은 세계 경제에 연간 8조 1천억 달러, 즉 세계 GDP의 6.1%에 달하는 비용을 초래하는 가장 큰 환경적 건강 위험이다. 2024년에는 대기 질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EU 의회는 대기 질 지침(AAQD, Ambient Air Quality Directive)을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에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한 잠정 합의를 채택했고,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오염에 대한 더 엄격한 대기 질 기준을 발표했으며, 유엔환경총회(UNEA, United Nations Environment Assembly)는 전 세계적으로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기 오염에 대한 지역 협력을 촉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역 차원에서 브리드 시티(Breathe Cities, 전 세계 도시의 대기 오염과 기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야심찬 이니셔티브)는 14개 도시가 도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모였다. 기업들도 대기 오염 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통합 접근 방식을 취함으로써 기후 변화 완화라는 공동의 혜택을 입증하기 시작했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한 민간 부문의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청정 공기 연합(Alliance for Clean Air)을 출범했다.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Short Lived Climate Pollutants, SLCP, 대기 중에 오랜 기간 체류하는 이산화탄소계 온실기체와 달리 수일에서 수십 년간 단기 체류하면서 기후에 영향을 주는 물질로, SLCP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동시에 유발해 생태계의 건강, 보건복지 및 농업 생산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을 해결하고 줄이는 것도 즉각적인 관심사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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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카본은 CO2보다 1,500배 더 큰 온난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하고 전 지구 평균보다 4배 더 빠르게 북극의 온난화를 촉진하고 있다. 2045년까지 0.3°C의 온난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메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메탄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이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와 트럭을 즉시 도로에서 없애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세계적인 이슈가 단기간에 주목과 자금, 그리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보스 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5의 향후 2년 전망에서 환경 오염이 10위에서 6위로 상승한 것은 오염이 전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사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주로 오염의 형태, 특히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고 생물 다양성, 인간의 건강, 생계,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 오염의 가시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4억 3천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지만, 그중 약 9%만이 재활용된다. 이로 인해 매년 약 1,9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구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 중 1,300만 톤은 토양을 오염시키고, 600만 톤은 강과 해안으로 흘러 결국 바다에 도달한다. 이는 분당 한 대의 쓰레기 트럭이 짐을 쏟아 붓는 것과 같은 양이다.

환경 파괴의 가장 가시적인 플라스틱 오염은 대중의 인식과 긴급성을 높였다. 개인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자연 경관에 이르기까지 주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접하게 되어, 이 문제는 개인에까지 인식되고 있으며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러한 즉각성은 단기 위험 평가에서 환경 오염 위험의 순위를 더 높게 만든다.

동시에 유엔이 규정한 '3중 행성 위기(triple planetary crisis)'의 구성 요소인 환경 오염,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사이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사이의 복잡한 연관성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오염은 생물 다양성 손실에 기여하고, 분해 과정에서 온실 가스가 방출되어 기후 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10년 후 전망에서 상대적으로 환경 오염 위험 순위가 낮은 것은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이 미치는 영향과 같은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현재의 이해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반영할 수 있다. 관련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위험이 더욱 분명해질 수 있으며, 향후 장기적인 위험 평가에서 환경 오염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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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플라스틱 행동 파트너십(GPAP, Global Plastic Action Partnership)은 정부, 기업, 시민 사회 간의 협력을 촉진하여 국가 및 전 세계 차원에서 약속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플라스틱 오염에 맞서 싸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의 즉각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더 넓은 환경적 맥락에서 플라스틱의 역할을 인식함으로써, GPAP는 단기적 위험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환경 오염의 도전과 위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바다에서 우리는 플라스틱 폐기물, 화학 물질 유출, 심지어 소음 공해가 해양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많은 연안 지역 사회의 건강과 생계를 위협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해양 오염을 위험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

유해 물질 유출 제한과 관련하여, 정부는 생태 농업의 힘을 빌려 합성 비료와 살충제 같은 물질이 수로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측정 가능한 국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플라스틱, 영양염류(nutrient runoff) 유출, 심지어 소음과 같은 해양 오염 물질을 시각화하는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여 산업계와 정부가 오염 핫스팟을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업스트림(자원 조달 측면) 디자인 솔루션에 집중함으로써 기술, 재정, 정책 혁신을 장려하고 지속 가능한 재료 개발을 확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 선호도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끝으로 환경 오염과 해양 건강을 WHO의 'One Health 프레임워크(One Health는 사람, 동물, 생태계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균형 있게 유지하고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통합적이고 통일된 접근 방식)'에 통합하도록 지지함으로써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오염에 대한 이해를 넓혀야 한다. 이를 통해 해양 생물학, 공중 보건 및 정책 결정 부문 간 학제 간 협력은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이 글은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5' 가운데 'Pollution is a risk to people and the planet. Experts examine how we should respond'를 번역한 것이다.

필자 류종기 EY한영 상무는 EY한영에서 지속가능금융(ESG)과 기업 리스크관리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겸임교수로 ESG 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고 있다. IBM 리질리언스 서비스 리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기업리스크자문본부 디렉터를 역임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겸임교수로 기후재난, 탄소중립, ESG를 연구, 강의했다. <매직 컨베이어 벨트: 지속가능한 공급망,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2024)>, <뉴애브노멀>, <밸런싱 그린>, <리스크 인텔리전스> 역자이며, <탄소중립과 사회 전환(2023, 공저)>, <리질리언스 9>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