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수분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길 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코넬대 연구진은 최근 친환경적이고 자원 효율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해하는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저널은 노스웨스턴대 연구자들의 '단일 부위 몰리브덴-다이옥소 촉매를 통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플라스틱의 열역학적으로 활용된 무용매 호기성 분해'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서 소개된 기술은 먼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몰리브덴 촉매와 활성탄에 첨가하고 이를 가열하여 분해한다. 이때 플라스틱 내의 화학 결합이 빠르게 끊어진다. 이어 공기에 노출하면 공기 중 미량의 수분에 의해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 TPA)으로 변한다.

이는 폴리에스터의 매우 귀중한 전구체로 유일한 부산물은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비교적 제거하기 쉬운 산업용 화학 물질이다. 연구자들은 "수분을 활용하여 대량 용매를 제거하는 만큼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유해한 화학 물질의 사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 4시간 만에 가능한 TPA의 94%를 회수했고, 촉매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재활용이 가능하여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혼합 플라스틱에 적용하여 폴리에스테르만 선택적으로 재활용한다. 이같은 특성으로 촉매를 적용하기 전에 플라스틱을 분류할 필요가 없어 재활용 산업에 경제적 이점이 크다.

현재까지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촉매 공정에서 매우 높은 온도와 용매(백금, 팔라듐)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독성 부산물까지 생성한다. 또 단량체(monomers)를 회수하는 후처리 과정도 거쳐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4시간 가열 후(총 반응 시간 = 20시간) 다양한 실험에서 형성된 TPA 생성물. 이미지 출처: 논문

연구팀은 "플라스틱 병, 셔츠,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 등 실제 재료로 이 공정을 테스트했더니 유색 플라스틱을 순수한 무색 TPA로 분해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 공정을 최적화하여 방대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았다.

한편 코넬대 화학자들은 미국 화학 소사이어티 저널(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된 '분자량 분포 기반 머신 러닝을 통한 폴리머 설계' 논문을 통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소재를 맞춤화로 재활용할 수 있는 머신 러닝 모델(PEPPr, PolyEthylene Property PRedictor)을 공개했다.

플라스틱 봉지를 만들 때와 카약을 만들 때는 각각 필요한 용융물과 다른 특성이 필요한데 PEPPr 모델은 HDPE 샘플의 분자량 분포를 바탕으로 용융 점도, 인성 및 강도와 같은 속성을 예측하고, 반대로 기대하는 목표 속성 집합이 있다면 어떤 폴리머 샘플이 그러한 속성을 가질지 알려준다.

핵심은 재활용 재료의 품질과 물리적 특성을 제어하는 ​​동시에 샘플의 다양한 길이의 폴리머 사슬(분자량 분포)이 특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점이다. 제조 시 점성도와 완제품으로서의 강도와 인성 등을 고려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의 폴리에틸렌 재활용 문제는 순수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보다 더 비용이 드는 것 외에도 기계적으로 재활용할 때 폴리머 사슬이 끊어져서 물질의 특성이 저하됐다.

분자량 분포 기반 머신 러닝을 통한 폴리머 설계. 저널에서 발췌.

현재의 재활용 시설은 소량의 순수 플라스틱을 추가하여 재활용 산출물의 품질을 개선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재활용 재료의 혼합은 매일 달라지며 필요한 새 플라스틱의 양도 달라지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머신 러닝 모델을 상용화 하면 우유통, 샴푸병, 놀이터 장비 및 기타 수많은 물건에서 발견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소재를 속성별로 재활용할 수 있다. 가장 흔한 플라스틱 중 하나인 HDPE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억 톤이 생산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PEPPr 접근법으로 모든 유형의 상업용 폴리머에 대해 속성을 조정하고 다른 재료를 재활용하는 일반적인 유형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플라스틱 재활용 솔루션은 재사용, 재활용 또는 퇴비화하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재료 흐름 내에 보관하여 폐기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기술이 플라스틱 순환 경제를 달성하는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기술로 새 장을 열게 될지 주목된다.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플라스틱 병을 녹여 품질이 낮은 제품으로 다운사이클 하는 쪽으로 맞춰져 있다. 연구자들은 PET의 기본 요소인 단량체를 회수해 이를 재활용 하거나 더욱 가치 있는 재료로 업사이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순환 경제의 실행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 포장재와 음료수 병에 사용되는 PET 플라스틱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총 플라스틱의 12%를 차지하는데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PET 플라스틱은 사용 후 일반적으로 매립지로 가거나 시간 경과 후 미세 플라스틱 혹은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종종 수로로 유입되는 등 생태계 파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