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울산' 선택...PPA 기준 뒷받침돼야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SK그룹과 손잡고 울산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일대에 100MW급 AI 특화 데이터센터 조성을 골자로 하는 사업비 7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40메가와트(㎿)를 우선 가동하는 1단계 시설은 2027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고, 전체 시설은 2029년까지 103MW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총 6만 개 이상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용할 수 있는 단일 시설 기준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직·간접 고용 유발 효과는 7만8000명,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추산하고 있다. 또 수도권에 집중된 AI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PPA는 민간 발전사와 전력 사용자 간의 전력 수급 계약으로 한국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한해서 PPA를 허용하고 있다. PPA는 '직접 PPA'와 '제3자 PPA'로 나뉘는데 전자는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사용자가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생산자와 사용자 사이에 한국전력공사가 중개자(제3자)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이미지 출처: SK이노베이션 

AWS는 SK가스가 운영 중인 LNG 열병합발전소가 데이터센터 부지와 인접해 있으며, 이를 통해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발전소는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재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과 운영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여기에 최근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민간 전력거래(PPA)가 가능해진 점도 AWS의 결정을 이끌어냈다. 울산시는 최근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최종 후보지로 선정돼 인허가 절차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분산에너지특구에서 직접 전력 거래가 가능한 점 등 제도적 환경에서 유리한 울산이 아마존의 낙점을 받게 됐다"면서도 "기존 전력거래소의 관리 시스템에 등록돼 거래하는 방식과 그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AWS와 SK는 이번 울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SK그룹은 데이터센터 설계ㆍ건축과 전력ㆍ열 관리 등에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가스, SK하이닉스 등 그룹 차원에서 움직인다.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은 SK그룹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도하고 AWS가 이를 활용(임차ㆍ운영)하는 협력 모델이다. 특히 GPU 자원을 공유하는 ‘AI 인프라 공유 플랫폼’도 함께 구축해 스타트업, 연구기관, 중소기업 등이 고성능 AI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향후 1GW 규모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장할 수 있도록 추가 부지와 인프라 확충 계획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