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 급증, 에너지·소재 시장에 큰 영향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비롯 에너지 및 소재 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POSRI 이슈리포트 'AI발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및 소재 시장 동향 점검'에 따르면 AI용 데이터센터는 2026년까지 현재의 2배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6년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 3,449TWh 중 AI 관련 수요가 530TWh로 15.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넷제로 이행 을 위한 친환경 전력 확보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AI용 데이터센터에 대용량 친환경 전력 공급 을 위한 핵심 인프라 전력망 설치 급증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AI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시장도 재생에너지 쪽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 2026년까지 재생에너지 총 발전량은 연간 10.7% 증가하고 이 중 AI용은 연간 26.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총 발전량 증가 중 AI 비중은 26년 까지 21.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련 전력망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6년까지 전력망 총투자는 연간 6.9% 증가해 4,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AI 관련 투자가 2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풍력 터빈과 태양광 패널부터 전기 자동차, 배터리 저장 장치에 필수 소재로 들어가는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및 전기화(Electification) 등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핵심광물 집약형 산업구조로 전환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은 넷제로 이행과정에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총수요에서 친환경 수요 비중은 구리(45%), 리튬(87%), 니켈(50%), 코발트(59%, 30년 기준기준) 등으로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2.8~4.9배까지 핵심광물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핵심광물은 각 국가의 경제와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광물인 구리 , 니켈 , 리튬 , 코발트 , 흑연 , 희토류 등을 지칭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6배 , 풍력은 화력 대비 9배 핵심광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AI 시장 확대 흐름은 공급 측면에서 핵심광물 매장 및 생산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체재 확보가 어려 움에 따라 공급망 구축이 중요 과제로 대두되는 만큼 세계 주요 국가의 대응도 분주하다.
미국은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 지원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확대 및 전력망 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국내 생산 확대 및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다.
그린딜 정책을 바탕으로 하는 EU는 AI 산업의 친환경화 추진에 초점을 두고 있다. 회원국 간 전력망 연계 강화 및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가속화 하는 한편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Critical Raw Materials Act'를 제정했다.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의 우위 유지를 위한 전략을 기반으로 중국은 AI 산업 육성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및 초고압 송전망 구축 지속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도 AI 시대에 대비한 에너지 정책 수립과 핵심광물 확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전력망, 소재 수요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개발과 관련제품의 표준화를 통한 선도적인 역할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