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의 과제

플라스틱(Plastic)은 열과 압력을 가해 성형할 수 있는 고분자화합물 재료, 또는 이런 재료를 사용한 수지제품을 통칭한다. 포장재(packaging), 교통(transportation), 건축 및 건설(building and construction), 전자전기(electric/ electronic), 산업용 기계(industrial machinery), 의류(textile)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수한 구조적 강도, 내구성, 단열성, 화학적 안정성, 탄성 등 뛰어난 가공성과 낮은 생산비용 덕분이다.

플래닛리터러시는 에스코토스컨설팅의 플라스틱 관련 수집 자료를 토대로 '플라스틱의 기본 이해‘와 '플라스틱 순환의 현재와 과제'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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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플라스틱의 분류...열가소성 플라스틱 비중이 80%

합성수지라고 총칭되는 플라스틱은 고분자 화합물의 구조에 따라 분류되는 방법이 있지만 공업적인 측면에서 열을 가했을 때 발생되는 유동(流動)에 따라 크게 두가지 타입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열가소성(熱加塑性) 플라스틱이며 또 하나는 열경화성(熱硬化性) 플 라스틱이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시장규모, 내열성, 기계적 성질, 경제성 등에 의해 범용 플라스틱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구분되며, 엔프라도 범용 엔프라와 슈퍼엔 프라로 나눠진다.

플라스틱의 종류.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가. 열가소성 플라스틱

현재 전 세계의 플라스틱 중 80%는 형태를 쉽게 변형시킬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Thermo plastic)이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열에너지를 가하여 분자쇄가 유동성을 갖도록 한 후 금형에 사출하거나 일정한 단면적 을 가진 다이(Die)를 통해 압출한 다음 냉각시켜 고화시킨 플라스틱이다. 열을 가하면 연화되어 용융이 일어나고 냉각하면 다시 고화되는 플라스틱이다. 석유화학 산업에서 제조되는 폴리에틸렌 등으로 PE, PP, PVC, PS, ABS를 5대 범용수지라고 한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가열시 열운동이 왕성해져 쉽게 부드러워지며 끈적끈적한 액체가 되고 계속 열을 가하면 각 분자가 따로 따로 흩어져서 기화된다. 다만 고분자량이기 때문에 기화에는 상당한 고온을 필요로 한다. 더욱 강하게 가열하면 탄소와 수소로 되어 있는 중합체의 열분해가 일어나므로 끈적끈적한 액체 정도까지만 가열시켜 성형하게 된다. 즉, 열을 가하면 쉽게 녹기 때문에 성형이 수월하고,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분리와 재활용을 위해 1988년 플라스틱산업협회(Society of the Plastics Industry)에서 페트(PET),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폴리염화비닐(PVC),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OTHER 등 7종류로 나뉘는 분류표를 고안했다. 플라스틱고유코드(Resin Identification Code) 혹은 SPI코드로도 불리는 7가지 플라스틱 분류 방법은 우리나라도 1993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분류.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① 페트(PET)
PET 또는 PETE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의 줄임말로 우리가 흔히 페트병으로 알고 있는 플라스틱이다. 투명하고 가볍고 탄산가스나 산소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어 생수병이나 음료수 병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열가소성 수지로 다양한 형태와 크기, 색으로 제작할 수 있다. 다만, 원래 1회성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재사용 시 박테리아 번식 가능성 증가, 인간 호르몬 밸런스 파괴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1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②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HDP 또는 HDPE는 샴푸나 세제 용기에 주로 사용되는 재질이다. 내구성이 높고 내열 온도가 최대 100°C까지로 열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자체적으로 화학성분 배출이 거의 없어 인체에 무해한 편이다.

③ 폴리염화비닐(PVC)
PVC는 부드럽고 유연해 인조가죽이나 신발, 가방 등에 잘 활용된다. 다른 첨가제와 잘 섞이는 특성이 있어 가공방법에 따라서 폭넓은 사용이 가능하다. 다른 소재와 혼합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재활용이 어렵고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소각할 경우 독성 가스와 환경호르몬, 다이옥신 등을 대량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환경에 좋지 않은 재질이다.

④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LDPE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정반대 성질로 분자구조가 간단하다. 그래서 투명하고 가공이 쉽고 유연해 비닐봉지나 비닐장갑 등 비닐 소재에 활용된다. 비교적 독성 물질이 적지만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이다.

⑤ 폴리프로필렌(PP)
PP는 컵, 빨대, 도시락 용기 등에 주로 사용된다. 배달음식을 담는 용기에도 많이 사용된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고 내열온도가 121~165°C로 상당히 높아 고온에서 변형되거나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HDPE에 비해서 내열성이 강하고 더 가볍다. 안전성이 높아 의료장비나 보견용 마스크에도 활용된다.

⑥ 폴리스티렌(PS)
PS는 일회용 수저, 컵라면 용기, 장난감 블록 등에 활용된다. 저렴하고 가볍다는 장점 이외에 성형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어 활용도가 높다. 또한, PS재질에 가스를 충전할 경우 스티로폼(EPS)로 만들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반면 열이 가해지면 쉽게 녹고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 재활용이 어렵고 대부분은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⑦ OTHER
‘OTHER’은 복합 플라스틱으로 2개 이상의 재질이 섞인 상태다. 내열성, 내구성이 강하지만 환경호르몬이나 발암물질의 위험이 있어 사용상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의 목적에 맞춰 여러 재질을 혼합한 복합 플라스틱으로 제품 종류별로 수거해 별도의 재활용 공정을 거치지 않는 이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폐기(소각 또는 매립)된다. 재질 자체는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정부 지침은 일반쓰레기가 아닌 플라스틱 분리배출로 표시되고 있다.

나. 열경화성 플라스틱(Thermosetting plastic)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녹지 않고 타거나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처음 분자구조는 사슬 형태지만 열을 가하면 그물 형태로 결합을 하기 때문에 한번 성형한 제품을 다시 가열해도 모양이 변하거나 녹지 않는다.

분자구조 속 이음매 구조가 치열할수록 내열성, 내용재성이 향상된다. 즉,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경도가 높아 기계적 성질이나 전기적 성질이 뛰어나므로 공업재료(풍력발전기 날개 등)나 식기(냄비 손잡이 등) 등으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열경화성 수지로는 페놀수지(PF), 우레아수지(UF), 불포화 폴리에스테르수지(UP), 폴리우레탄(PU), 멜라민수지(MF), 에폭시수지(EP), 실리콘(Silicone) 등이 있다.

다.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바이오매스로부터 유래한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Bio-based plastic)’과 미생물에 의해 수개월 내지 수년 이내에 물(H2O), 이산화탄소(CO2)등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재생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의 특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특성 모두를 가질 수도 있고 둘 중 하나의 특성만 가질 수도 있다.

다-1.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Bio-based plastic)
사탕수수와 옥수수, 나무, 볏짚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한 성분과 석유를 기반으로 한 성분을 중합한 것을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달리 생분해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바이오 매스 자원을 상당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바이오 매스(biomass)란?
대기와 물, 토양, 태양 등 자연조건에서 광합성을 통해 형성된 유기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광합성에 의해 고정된 사탕수수나 옥수수, 임산물 등 식물자원, 미생물 대사산물, 클로렐라(chlorella)나 스피룰리나(spirurina) 등 미생물 및 해조류가 포함된다. 지구상에서 1년간 생산되는 바이오매스는 석유의 전체 매장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적정하게 이용하면 고갈될 염려가 없어 무한자원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Bio-PE(폴리에틸렌)’, ‘Bio-PP(폴리프로필렌)’, ‘Bio-PVC(폴리염화비닐)’, ‘Bio-PET(페트)’, ‘Bio-Nylon(나일론)’ 등이 있다. 석유화학을 유래로 하는 원료가 아닌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 식물체 바이오매스를 일부 또는 전부를 적용한 플라스틱이다. 석유계에 비해 내충격성과 내열성, 성형성 등이 떨어져 식품용기나 포장재 등 몇몇 제품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되지만, 연구가 거듭하면서 물성이 개량됨에 따라 자동차와 건축 내장재, 포장재, 식품용기, 생활용품, 사무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다-2.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사용 후 매립 등 퇴비화 조건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제품의 생분해도는 <퇴비화조건에서 플라스틱 재료의 호기성 생분해도의 측정>기준으로 한국산업표준 KSM ISO 14855-를 따른다. 이 표준은 퇴비화 조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여 유기 화합물인 플라스틱의 호기성 생분해도 및 붕괴도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하여 규정한다. 시험 결과 58±2도 상태에서 6개월동안 생분해도 값이 90% 이상되어야 환경표지 인증을 받을수 있다.

2003년 환경부는 생분해성 합성수지 제품의 상용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생분해성 인증기준을 마련, 환경표지 인증 기준을 고시하며 생분해성 수지제품의 확대를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녹색연합이 발간한 <플라스틱 이슈리포트-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오해와 진실>(2021)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 중 사용 비율이 높은 생분해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고, 실제 생분해 조건에서 처리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단계부터 감량하고, 생산-사용-처리 과정에서 재활용될 수 있는 조건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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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는 플라스틱 시장은 세계 시장 성장률이 20%로 예상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 SK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주요 기업은 '썩는 플라스틱(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어도 분리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사업 확장에 주저하고 있다. 썩는 플라스틱이더라도 분류되지 않아 소각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친환경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썩는 플라스틱을 분류해도 이를 매립할 용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댔다.
그러나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2020년 말 내놓은 '화이트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에서 원료인 식물 등 바이오매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일반 플라스틱보다 2~3배 가격이 높은데 국내 시장이 협소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초기 수요 창출 노력이 없다면 투자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환경부는 국내 여건상 별도 분해와 가열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자연 분해되려면 이를 따로 모아 수거한 뒤 온도를 60도 내외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국내 플라스틱 정책이 매립이나 바다에 버리는 것이 아닌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만큼 지원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은 "감염병 시대 이후로 일회용품이 완전히 없어질 수 없다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면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품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매일경제)
  1. 플라스틱 순환 단계별 내용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물질을 버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생산 및 소비체계이다. 물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천연자원의 사용과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서 인간의 경제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자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순환 구조는 [분리수거]-[수거]-[선별]-[가공]-[재활용]으로 이루어진다. 주로 상품 교환, 제품 용도 변경(Repurpose), 재사용(Reuse) 등이 이뤄진다.

순환경제와 정반대되는 경제체계가 선형경제(Linear Economy)다. 물질의 흐름이 '직선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천연자원을 채굴한 후 한 번 사용하고 바로 쓰레기로 버리는 낭비적인 체계이다. 자원고갈과 쓰레기 처리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선형경제와 순환경제 사이에 재활용경제(Recycling Economy)가 있다. 재활용경제는 선형경제와는 다르게 재활용을 통한 물질순환이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의 주요 흐름은 선형경제와 차이가 없다. 왜냐하면 재활용 행위가 자원투입량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두 번 재활용한 후 쓰레기로 버려지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순환경제는 아직까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산된 플라스틱의 소비 후 대량 폐기되어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폐기물의 처리는 매립과 단순 투기 79%, 소각 약 12%, 재활용 약 9%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럽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이 소각되거나 에너지 회수 비율이 약 42%, 재활용 35%, 매립 약 23%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의 에너지 회수 처리 약 39%, 소각 약 33%, 물질 재활용 약 23%, 매립 약 5%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의 물질로 다시 순환되는 비율은 대체로 낮은 셈이다. 이는 기술적, 경제적, 정책적 장애 요소에 기인한다. (편집자 주: 출처 장용철(2022), 대한민국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략과 제언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종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으로는 ‘물질 재활용(Mechanical Recycle, MR)’,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e, CR)’, ‘열적 재활용(Thermal Recycle, TR)’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처리 기술별 특징.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물질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화학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분리, 선별, 포장, 세척, 파쇄, 배합 등의 과정을 통해 다시 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재생하는 기술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화학구조 자체를 변화시켜 원료로 재생하는 방법이며, ‘열적 재활용’은 열에너지 회수 방법으로 폐플라스틱을 친환경 공정을 통해 효율적으로 열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기술이다.

* 물질 재활용(Mechanical Recycle, MR)

물질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물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생하여 이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주로 페트(PET)나 폴리스티렌(PS) 등이 이러한 방법으로 재활용된다. 파쇄기 같은 기계적인 수단을 활용해 깨끗이 씻은 폐플라스틱을 파쇄하고, 그 분쇄물을 플라스틱 원재료로 재생하여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폐기된 병, 쟁반 등의 플라스틱을 세정, 살균하여 그대로 사용하는 재이용 방식과 열로 녹인 다음 여러 가지 형태로 재성형하여 일용품, 다용목재 등의 용도로 활용하는 재생 방법이 있다.

재생 이용 방법은 단순재생과 복합재생 그리고 혼합재생으로 나눌 수 있다. 단순재생은 분리된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하여 다시 제품이나 펠릿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비교적 단순한 방법으로 대개 선별한 폐플라스틱을 세척, 분쇄한 후 펠릿으로 가공하거나 제품으로 만든다. 복합 재생은 용융 압출성형 방식으로 정화조, 함지박,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것이다.

물질 재활용 종류,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융용이란?
용융은 고체가 열을 흡수하여 액체로 상전이를 일으키는 물리적 과정이다.
압출 성형이란?                                                                                                                              압출성형 공정의 원리는 고체 고분자가 스크류 압출기 내에서 녹으면서 스크류 채널을 따라 앞으로 진행된 후 스크류 끝에 형성된 높은 압력에 의해 압출기 끝의 다이를 통하여 압출되면서 성형되는 것이다. 일정한 단면형상을 갖는 압출된 소재는 물, 공기 또는 롤 등의 냉각장치에 의해 냉각 고화되어 원하는 형상 및 치수로 성형된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염화비닐(OTHER) 등 4대 수지를 비롯한 배출량이 많은 수지는 물질 재활용 비율이 높다. 배출량이 많은 수지는 동일한 수지의 폐플라스틱을 수집하기 용이하므로 재활용도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폐플라스틱의 물질로서의 재활용은 앞서 설명한 분리· 선별 공정을 통해 생산된 종류별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쇄, 응용, 세정, 선별, 혼합 등의 단순한 기계적 처리 공정을 거쳐 재생품으로 제조하는 것으로, 단일 종류 혹 은 성분의 이물질 혼입이 적은 폐플라스틱을 대량 확보할 수 있을 때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그러나 역시 제조공정 중 변질과 열화가 동반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저 품질 제품으로 단계적 재활용(Cascade recycle)을 하게 된다.

물질 재활용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폐플라스틱은 발포 폴리스티렌(EPS)이다. 발포 폴리스티렌은 회수 중 이물질 혼입이 적기 때문에 단일 성분으로 회수할 수 있어서 적극적인 재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농업 용 PVC시트 역시 예전부터 재활용이 이루어 졌는데, 대부분 세정 및 분쇄공정을 거쳐 매트 혹은 타일로써 재생산된다.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e, CR)

화학적 재활용은 수백~수만개의 단량체(monomer)가 모여 구성된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기존 원료였던 단량체 형태로 되돌리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계적 재활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명이 다한 플라스틱에도 다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업계는 해중합과 열분해 기술을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해중합은 ‘중합을 해체한다’는 의미로, 기존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잘게 쪼개 플라스틱의 기초 재료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렇게 해체된 원료물질로 다시 만든 플라스틱은 처음 만들어진 플라스틱과 유사한 물성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원료가 되는 폐플라스틱이 단일 성분이어야 하는 탓에 해중합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은 페트, 폴리우레탄 등으로 한정된다.

다른 하나인 열분해는 화학적 재활용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으로, 폐플라스틱을 산소가 없는 반응기에 넣고 반응기 밖에서 열을 가해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폐플라스틱은 가스·오일·잔류물 등으로 분해된다. 분해된 오일 등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열분해 기술은 기계적 재활용이나 해중합 기술과 달리 혼합 플라스틱을 대상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현재 화학적 재활용은 기술 개발이 어렵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업계에선 재생 플라스틱 수요가 증가할수록 품질이나 재활용 횟수에 제약이 없는 화학적 재활용 위주로 시장이 변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0만t에 그친 전 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410만t으로 4배 이상 성장이 예측된다. 같은 기간 전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6.6%에서 20.6%로 커질 전망이다.

*열적 재활용(Thermal Recycle, TR)

플라스틱 폐기물의 원료는 석유로 되어있어 발열량이 크기 때문에 연료화가 가능하다. 폐플라스틱을 연료화시키는 열적 재활용 기술에는 ‘RDF(Refuse Derived Fuel)’와 ‘RPF(Refuse Plastic Fuel)’이 있다. 두 방법 모두 폐기물에서 가연물을 선별해 제조한 신재생 에너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RDF는 일반 생활 폐기물, RPF는 폐플라스틱이나 목재와 같은 산업 폐기물이 원료가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폐플라스틱고형연료(RPF: Refuse Plastic Fuel)은 지정 폐기물과 감염성 폐기물을 제외한 가연성 폐기물을 선별하여 파쇄, 건조, 성형을 거쳐 수분 함유량을 일정수치 이하로 만든 고체상태의 연료이며 중량 기준으로 플라스틱을 60% 이상 함유한다. RPF의 특성은 고발열량의 플라스틱을 함유하고 있어 에너지원으로서의 이용가치가 높으며 운반이나 저장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폐기물고형연료(RDF: Refuse Drived Fuel)는 쓰레기로부터 얻어지는 연료라는 뜻이며 바이오매스를 중심으로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고형연료로 만든 것이다. RDF도 발열량이 높고 운반성과 저장성이 높다는 점은 RPF와 별 차이가 없다.(편집자 주: 2013 년 1 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RPF( 폐플라스틱 ), RDF( 생활폐기물 이 SRF 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열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그동안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식품 봉지 등 필름류도 재활용이 가능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저비용, 폐기물의 효과적인 부피 감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원의 반복 이용이 불가하고 공정 시 유해가스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1. 플라스틱 이슈의 핵심...분해되는 데 500년 걸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분야별 비율을 살펴보면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36%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그 다음은 건설재료(16%), 섬유(14%) 순이다. 한국의 분야별 합성수지 생산 비율도 비슷하다. 전체 생산량 중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오늘날 플라스틱 소비량이 가장 많은 분야는 포장재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거의 절반이 포장재다. 대부분은 재활용되거나 소각되 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평균 수명이 건설재료 35년, 전자제품 20년인 것에 비해, 포장재는 평균 6개월 이하다. 플라스틱 소비량 가운데 이러한 포장재가 가장 많다는 것이 플라스틱 위기의 근원을 보여준다

한국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며, 그만큼 폐기물 발생량도 많다. 하지만 얼마나 소비하고 폐기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공식 통계는 없는 것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정의와 범위에 대한 법적 규정이 아직 없고, 별도의 수거 체계와 처리 시설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확인 가능한 통계치인 환경공단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매년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주로 일회용 플라스틱과 관련한 생활계 폐기물이 늘어난 점을 미뤄볼 때, 일회용 플라스틱이 전체 폐기물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원별 및 처리방법별 현황.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복잡한 유통구조와 배출 특성을 갖고 있다. 일반가정, 상업시설, 공공기관, 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은 주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재활용품으로 분류해 배출한다.

단독주택과 소규모 상업시설의 경우, 지자체 직영 또는 대행업체를 통해 재활용품을 수거한 후 선별장을 거쳐 재활용 업체로 인계한다. 반면 공동주택의 경우는 주로 위탁처리업체와 계약을 맺고 재활용품을 수거, 처리한다. 종량제 봉투는 매립하거나 소각하고,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전처리 선별 시설을 거친 후 고형연료로 만들어 열적 처리 시설로 이송한 후 처리하기도 한다. 사업장의 경우는 재활용품 위탁처리업체를 통해 판매하거나 무상 인계하기도 한다.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배출-수거-처리 흐름도.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재활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소각장으로

대다수 사람들은 분리수거를 통해 많은 자원이 다시 재활용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이기 때문에, 유리, 알루미늄캔, 종이 등의 물질과 달리 재활용하더라도 본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플라스틱은 필연적으로 재활용 과정에서 기존보다 더 낮은 품질의 제품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불가피한 오염을 발생시킨다.

폐기물로 배출된 플라스틱류는 통상적으로 재활용, 소각, 매립 방식으로 처리된다. 2017년 통계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처리 비율은 전체의 약 62%다.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우리의 재활용률은 꽤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허수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에너지 회수’다.

‘에너지 회수’란 소각의 일종이다. 플라스틱을 태워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 ‘에너지회수’가 국내 재활용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소각은 폐기물을 관리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장 비싼 방식에 속한다. 게다가 혼합된 가정 폐기물은 연소성이 낮고 변동이 심할 뿐 아니라,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으로 폐기물 원료가 필요하다. 이상적인 폐기물 처리법과는 거리가 멀다.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결국 향하는 곳은 소각장 또는 매립장이다. 하지만 소각과 매립 모두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전국적으로 폐기물의 발생량이 급증함에 따라, 처리시설인 매립장 및 소각장의 잔여 용량이 예상보다 빨리 감소하고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폐기물 매립시설은 총 281개로 2017년 매립량은 1,169만 톤이다. 이 추세라면 국내 매립지의 잔존수명은 채 30년도 남지 않았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립되는 양보다 소각되는 양이 훨씬 많다. 놀라운 사실은 국내 전체 소각시설의 하루 처리량 중 49%를 플라스틱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국내 전체 소각시설 용량은 32,083 톤/일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중 소각되는 용량은 15,846 톤/일(단순 소각 7,282 톤/일, 에너지 회수 8,564 톤/일)이다. 매년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급증하고 있지만, 소각시설의 숫자 및 시설용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국내 매립지 잔존 수명.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우리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그것이 일단 토양이나 강, 바다에 유입되면 정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 우리 눈에 띄는 플라스틱 즉, 해안가로 떠밀려 오거나 해수면에 떠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의 3분의 2 이상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거대한 해저 쓰레기장을 형성한다. 유입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 플라스틱 조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점점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고 분해되어 맨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 플라스틱은 북극해 빙하와 남극해, 바닷속 가장 깊은 해구에서까지 발견된다.

• 플라스틱 쓰레기는 육상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매립지는 이미 포화 상태다. 버려진 플라스틱이 수로를 막아 홍수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소각 처리 시에는 토양이나 대기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 일부 플라스틱은 유해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특수환경에서 이 화학물질이 침출되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은 유해 화학물질을 주변 환경으로부터 끌어들여 농축시키기 때문에 야생동물이나 인간에 추가적인 위협이 된다.

• 플라스틱 생산량의 99%가 천연 화석연료를 원료로 한다.

•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은 포장재에 담긴 일용소비재 제품의 환경 영향을 크게 증폭시킨다. 영국의 추정치에 따르면, 전체 청량음료 부문 탄소발자국의 약 24%를 페트병이 차지한다. 유통 과정보다 그 영향이 크다.

• 플라스틱은 분해되면서 메탄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를 환경에 배출한다. 이전에 감안하지 않았던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인 셈이다.(출처: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

4. 대안은 무엇인가

가. EPR제도 강화

생산자로 하여금 일회용 플라스틱을 회수하고 해양오염을 정화하는 비용 등을 추가로 부담케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U는 2018년 EPR제도를 강화하여 수거, 운반, 처리, 정화, 인식 제고 비용을 생산자가 내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좀 더 강화된 EPR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제조 및 유통 산업 전반이 순환경제를 지지하고, 매립과 소각을 지양하며,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은 선형경제 모델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 긴 시간 품질 유지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

국내생수업체의 PET병 사용량과 환경 비용.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나. 기업에 플라스틱 생산감축 의무화

재활용만으로는 플라스틱 오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작점에서부터 발생량을 감축하고, 폐기물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며, 리필 및 재사용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생산자 편의 위주의 폐기 정책에서 벗어나, 생활용품 전반에 만연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이고 강제성을 띤 강력한 정책을 시행해야 할 때다. 현재의 직선적인 물질의 흐름, 한번 쓰고 버리는 사업 모델을 버리고 순환경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바이오 기반 소재의 사용에 있어서도 사전 예방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 생산 시점에서 명확한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 그 다음 이미 생산한 것은 최대한 재사용하고, 수명주기가 다한 뒤 폐기하기 전에 재활용해야 한다. 즉, 일회용품 의존을 벗어나 재사용 가능한 소비재로 전환해야한다. 재활용 시에는 재활용 이전에 폐기물 발생 예방/감축 및 재사용 노력이 충분히 있었는지(즉, 폐기물 감축 우선순위를 따랐는지, 수거 비용 외 물질의 수명주기 전체에 걸쳐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했는지-아래 참조) 기업이 증명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음식 용기나 음료수 병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해 생산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와 함께 생산 감축을 의무화해, 감축 및 재사용 목표, 기업 투명성을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폐기물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량 통계조사를 체계화해야 한다. 일본이나 유럽은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통계조사를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량, 사용량, 폐기량, 재활용량 및 각종 처리량(매립, 소각 등)에 대해 신뢰할만한 국가 통계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그 결과 규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정부는 시장에 일회용 및 다회용 플라스틱을 내놓는 모든 기업(생산자와 유통업자)을 관리해야 한다. 기업이 애초부터 쓰레기가 덜 나오고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제품 포장재를 고안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도입하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유통, 소비의 전 과정에 대한 규제를 도입,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가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 역할의 강화방안

다. 플라스틱에 전 주기 단계별 가이드라인 도입

  1. 설계 및 디자인 단계
    제품의 설계, 기획 단계에서 어떤 재질과 구조, 품질과 기능을 구상하는지에 따라 생산 및 폐기 단계에서의 비용과 제품의 환경적 영향이 거의 대부분 결정된다. 따라서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품의 가격과 품질기준을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환경적 측면을 고려하여 제품의 전 과정(원료채취, 제품제조 및 수송, 사용 및 폐기 단계 등)에 걸친 환경 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1-1. 신재 사용량 줄이기
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관련 비즈니스에 있어 신재 사용량을 줄이는 대안은 매우 근본적이면서 경제적인 부분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기업이 설계 디자인 단계에서 경량화를 추진하고 재생재 사용률을 높이거나 대체재 사용을 추진하는 것은 환경적 측면과 별개로 경제적 측면, 기술적 측면, 기능적 측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고민이 필요하다.

① 경량화
제품의 무게 자체를 줄이는 경량화는 제품의 환경적 영향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시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경제적인 부분과 직결된다. 동일한 기능을 유지하면서 제품의 무게를 낮추는 것은 생산성과 함께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다양한 기법들을 동원하여 제품 경량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신재플라스틱 사용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면서 동시에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접근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② 재생재 사용
설계 단계에서 재생재 사용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재생재 사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신재의 사용량은 줄어들며 생산원가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환경성과 경제성이 모두 좋아질 수 있지만 품질 하락을 피하기는 어렵다. 현행 국내 법에 따르면, 물리적 재활용 페트는 식품용기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데,17 이는 안전과 위생을 고려한 결과이다. 이 외에도 재생재 사용량 증가는 제품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③ 대체재 사용
신재의 투입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외에 다른 대체재를 투입하는 방안도 있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는 유리, 철, 알루미늄, 종이 등으로 대부분 플라스틱이 그동안 대체해 온 소재들이다. 기존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넓은 의미의 대체재로 볼 수 있지만 본 보고서에서는 ‘생분해성 높이기’ 항목에서 별도로 다루었다. 대체재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대체재 또한 환경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또 다른 환경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종이는 플라스틱과 달리 자연에서 분해되며, 가볍고 질기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보통 종이 패키지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종이가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PE 비닐 코팅이 되어있는 경우에는 비닐 성분이 쉽게 분리되지 않아 오히려 재활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각되면서 유해가스 발생 등의 환경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종이컵도 재활용품으로 분류되지만 컵 내부에 코팅된 PE의 분리가 어려워서 실제 재활용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재생재’ 역시 많이 사용할 수록 또한 사용률이 높을수록 환경성과 경제성이 모두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원유가격의 지속적 하락으로 신재 및 재생재 플라스틱 가 격이 동시에 낮아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재생재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상태이다. 신재와 재생재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 플라스틱 자원순환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제적 요인 또 한 감소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재생재 사용률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국정부가 재생재를 30% 이상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 과세(플라스틱세)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유럽과 한국에서도 재생재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 고 있는 점은 예의주시할 만하다.

1-2. 제품 수명 연장
제품의 재사용을 통한 제품 수명 연장은 신재 사용량을 줄이는 가장 이상적인 소비 행태일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사용 사례로는 공병 보증금제도를 적용하고 있는 맥주병, 소주병의 예를 들 수 있다. 재사용은 재활용에 비해 거의 모든 측의 환경영향이 훨씬 적은 것은 물론 비용절감과 소비자 브랜드 충성도에도 일조하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샴푸, 세제 등 액상 제품의 경우도 다양한 리필(Refill)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주로 필름 류 포장재에 담긴 리필용 액상 제품을 구매하여, 기존 용기에 옮겨 담아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원래 용기는 재사용되지만, 리필용 필름류 포장재는 폐기물로 배출된다. 리필용 포장 재(필름류)가 폐기되기는 하지만 그 무게 보다 재사용되는 용기의 무게가 더 큰 만큼, 신재 사용량과 환경 영향을 줄이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위생 관리의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기업들이 섣불리 추진하지 못하는 추세이다.

1-3. 재활용 용이 설계

환경을 고려할 때 플라스틱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재활용 용이성이다. 제품 폐기 이후 재활용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단일 재질 사용(복합 재질 사용 자 제), 무색재질 사용, 라벨 등 재질이 다른 부품의 경우 분리 용이, 재활용 저해 요소(PVC 등) 사 용 자제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폐기 시 재생원료로 재활용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단일재질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페트의 경우, 색깔이 있거나 복합 재질을 사용하게 되면 재활용 공정의 효율 성과 재생재 품질은 낮아지고 처리비용은 올라 재활용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품 또는 용기에 라벨, 뚜껑 등 다른 재질의 부속물을 부착하는 경우에는 설계할 때부터 이 부속물들이 일반적인 세척 및 분리시스템에서 제거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재활용 공정에서 부속물이 혼입되면 재생재의 순도와 품질이 낮아지기 때문에 부속물들이 쉽게 제거 및 분리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재활용, 열 회수, 안전한 폐기처리(소각, 매립 등)를 저해하는 소재는 원칙적으로 사용을 배제해야 한다. 이들 저해 소재에는 염소 포함 합성수지, 분리 불가능한 복합재료, 규정 이상의 중 금속이 함유된 재료 등이 포함된다. 불가피하게 복합재료를 사용할 시에는 재료별 구성 요소별 로 분리 및 분해가 용이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① 무색재질 사용 및 분리 용이성 향상

정부는 플라스틱을 포함하는 포장재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2019년 4월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의 개정을 통해 유색 페트병, 일반접착제 페트병 라벨, PVC 등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이 개정을 통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페트병의 원활한 재활용을 위해서는 무색재질 사용, 라벨 등 부속물의 분리 용이 등이 필요해졌다.

페트병의 경우 몸체가 무색 단일재질이어야 재활용이 용이하다. 마개 및 잡자재도 무색 단일 재질을 사용하거나 비중 1 미만의 합성수지를 사용해야 한다. 재활용 공정 중 수분리과정에서 비중 1 미만의 재질은 물에 뜨므로, 물보다 무거운 페트(비중 약 1.31)와 분리가 용이하다. 라벨은 비중 1 미만의 합성수지 재질이면서, 수축필름 등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절취선, 가 장자리 미도포(에코탭) 등 소비자가 쉽게 분리 가능한 구조 설계가 요구된다.

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재활용 공정에서 분리 가능한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란 재활용 과정에서 일정 온도(85~90℃)와 수산화나트륨(2%)에 반응하여 분리되는 접착제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수분리성 접착제로 불린다.

② 단일재질 사용

아모레퍼시픽 해피바스의 ‘자몽에센스 바디워시’는 내용물을 펌핑하기 위해 사용해온 금속 스프링을 빼고 메탈 제로(metal zero) 펌프를 적용하였다. 용기와 다른 재질인 금속이 사용되 지 않았으므로 다 사용한 후에 별도의 분리 작업 없이 그대로 분리배출 가능하며 재활용이 용이해졌다. 또한 용기를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하고 겉면 포장재인 수축 필름에 절 취선을 넣어 폐기 시 필름을 쉽게 분리할 수 있게 설계했다. 그리고 ‘일리윤 프로바이오틱스 에센스 드롭’에도 단일 재질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1-4. 생분해성 높이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이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이유는 플라스틱이 썩지 않고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의 생분해성을 높이기 위한 대체 소재 개발 과 다양한 노력들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s) 은 일정한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된다. 모노머를 합성하는 경우(PBS, PCL, PGA 등)와 미생물을 이용하는 경우(PHB, PHV, PHA 등), 그리고 전분, 키틴질 등 천연 물질을 원료로 한 생분해성 고분자들이 연구 및 개발되고 있다.

① 생분해 플라스틱

2020년 8월 CU편의점은 4종의 김밥 및 샌드위치 제품에 BGF에코바이오에서 개발한 생 분해 플라스틱 PLA(Poly Lactic Acid) 발포 용기를 적용하였다. PLA는 사탕수수 등 식물 성 재료로 만든 바이오플라스틱으로 퇴비화 조건에서 180일 이내에 생분해된다. 일반적으로 일회용 식품 용기는 폐기 시 음식물이 묻어있어 재활용이 어렵고, 소각이나 매립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PLA는 매립 시 생분해 되는 것은 물론,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온 실가스의 양도 기존 플라스틱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 유통 및 소비, 배출 단계

유통 및 소비, 배출 단계는 제품의 제조, 유통, 서비스 기업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단계이다. 유통과정에서 기업들은 무조건적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따르기 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장기적 발전을 염두에 두고 플라스틱의 대안을 소비자와 함께 찾고 있으며 이미 시장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일회용 폐기물을 다량 발생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새벽배송 업체들이 포장 재 회수 및 재사용 체제로 돌아서고 있으며, 배달 앱들도 일회용품 안 받기 기능 추가 와 배달음식 포장 폐기물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들이 검토되며 추진되고 있다.

화장품 및 패션 업계에도 공병을 회수하여 업사이클링하고, 제품 용기를 재생재로 만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아예 포장재가 없이 제품만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도입되었고, 커피전문점과 택배회사들도 일회용품 줄이기에 적극적으 로 동참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장기적 발전을 지향하는 기업이라면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하면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감축 목표를 세우는 일을 서두를 때이다.

2-1. 포장재 감축

① 지속가능설계

제품의 포장재는 대부분 재사용되지 않고 사용 후 즉시 폐기되며, 어떤 소재로 어떻게 포장하는지에 따라서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 여부가 결정된다. 폐기물에서 포장재가 차 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상기하면, 포장단계부터 제품 맞춤형 적정 포장 설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여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적 측면을 고 려한 포장재 설계 또한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지속가능설계 방안이 필요하며, 경량화, 부 피 줄이기, 재생재 사용, 단일재질을 통한 재활용 용이 설계 등의 접근방식이 적용된다.

한편, 정부는 불필요한 이중포장, 과대포장 방지를 위해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 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약칭: 제품포장규칙)’을 2020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 르면 제품을 포장할 때는 포장재의 사용량과 사용 횟수를 줄여 불필요한 사용을 억제하 여야 한다. 제품 대비 과대포장 방지를 위해 제품별 포장 공간 비율과 포장 횟수를 규정하고 있는데, 포장 공간 비율이란 전체 포장용적에서 제품 및 필요 공간 부피를 제외한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포장 용기의 재사용도 권고사항 중 하나이며 유통 포장 재 사용 감량을 위해 신선식품 등 동일한 목적지에 반복 배송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재 사용 박스를 회수, 재사용하는 물류 시스템 구축이 권고되고 있다.

② 에코패키지

포장재를 설계할 때는 과대포장을 방지하여 포장재 폐기물을 감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의 성능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시각적인 효과만 있는 포장재는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한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포장재 감축을 위한 새로운 설계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포장재 설계와 관련하여 GS샵은 2019년 7월부터 비닐테이프를 사용하지 않은 택배박스 인 ‘조립형 박스’를 도입하였다. 기존의 택배박스는 폴리염화비닐이 주 성분인 비닐 테이프를 사용하기에 재활용이 용이하지 않았다. 조립형 박스는 포장 마감용으로 사용하는 비 닐테이프 대신 100% 전분 접착제가 사용된 종이스티커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테이 프 제거 작업없이 바로 분리배출할 수 있다.

2-2. 플라스틱 일회용품 줄이기

① 다회용품 사용

2019년 1월 1일부터 대형마트와 면적 165㎡ 이상 슈퍼마켓은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 지되었다. 유통과정에서 한번 쓰고 버려지는 비닐봉지의 대체재는 장바구니다. 그런데 장바구니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물건을 산 소비자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다. 이런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소정의 보증금을 받고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② 일회용품(비닐봉투 등) 제공 안하기

2018년 8월부터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커피전문점 등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개정된 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8년 5월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등 16개 커 피전문점과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5개 패스트푸드점 및 환경단체, 그리고 환경부가 1회용 품 줄이기와 재활용 촉진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고 플라스틱컵 재질 단일화, 다회용 컵 사용 활성화, 수거·재활용 강화 등의 이행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었다.

약 1년 후 자발적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매장의 약 81%가 약 1년만에 다회용컵 사용이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은 모두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고, 개 인컵(텀블러) 사용 시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분리배출 및 재활용이 쉽도록 1회용 컵의 재질을 페트로 단일화했다. 업체별로 개인컵을 사용할 경우에는 가격 할인을 적용했으며, 빨대의 경우 종이 빨대나 빨대가 필요 없는 뚜껑을 도입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2-3. 소비자와 함께하기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 그린슈머(Greensumer, Green + Consumer)의 등장으로 기업의 환경마케팅의 중요성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환경마케팅 또는 그린마케팅이란 환경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 친환경적 기업이미지를 구축하여 기업의 이익실현에 기여하는 마케팅 개념이다. 하지만 환경마케팅을 추진할 때, 단순히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방 식으로만 고려해서 기획을 한다면 친환경 소비와 연결성이 부족할 것이다.

친환경 생산과 지속가능한 공급 관리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다음에 소비자와의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친환경 소비가 이루어지면 또다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시킬 수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소비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사회 공헌 캠페인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가치창출(CSV) 개념을 실현시킬 수 있다.

① 캠페인 강화

이마트는 2019년 4월 한국피앤지, 테라사이클과 함께 협력해 기존 서울 29개 점포에 설치된 ‘플라스틱 회수함’을 서울 경기지역 79개 점포로 확대 설치하였다. 소비자가 가져온 샴푸 용기, 칫솔 등은 ‘플라스틱 회수함’을 통해 수거되고, 재활용 원료화 공정을 거 쳐 접이식 쇼핑카트와 어린이 교통안전 반사경으로 제작되어 소비자와 지역사회에 무 료로 배포되었다. 이마트와 같은 유통기업의 캠페인은 자발적 참여와 실천 의지가 있는 소비자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기에 플라스틱 재활용 선순환을 촉진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1. 수거 및 재활용 단계

플라스틱 재활용 절차를 보면 가정에서 배출한 혼합 재활용품은 재활용 선별장에서 PE, PP, PET, 비닐 등으로 선별되고 압축된다. 단독주택 지역의 경우 지자체 공공선별장에 서 선별작업이 이루어지는 반면, 공동주택(아파트)의 경우는 대부분 민간수거 및 선별업 체에 의존하고 있다. 재질 별로 선별된 폐플라스틱은 각 재활용 공장으로 운송되어, 파 쇄·세척 후 건조과정 또는 용융·압축·성형 등을 거쳐 재생칩 또는 재활용품으로 재탄 생한다.

폐플라스틱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데 반해, 선별 잔재물 처리 비용과 인건비 상승, 선별 비용의 증가 등으로 민간 선별업체의 경제적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2018년 쓰레기 대란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재활용 가능 자원의 가격 하락 방지와 물질재활용의 활성화를 위해 플라스틱 제품 생산 시 일정 비율은 반드시 재활용 원료를 사용토록 하는 방안 또한 검토되고 있어 관련 기업의 관심과 사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3-1. 재활용 비즈니스 개발

① 재활용 기술 개발

지자체 공공선별장에 반입되는 재활용품의 경우 재활용이 어려운 잔재물의 비율이 약 40%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선별장들은 수선별, 기계적 선별, 광학선별 등을 혼합하여 선별공정을 구성하고 있으나, 선별 효율이 낮고 재활용품의 파손과 고장이 발생하 는 경우가 많다. 폐플라스틱의 재질별 선별은 재활용의 질과 경제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공정이다. 이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특성에 맞추어 선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및 시설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별기술은 주로 근적외선(NIR) 분광기술에 의한 광학선별 및 노즐분사 장치를 사용하는 TOMRA Sorting Recycling(독일)이 세계시장의 60%를 점유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2006년도에 이미 ㈜이오니아이엔티에서 광학선별과 노즐분사를 이용하여 선별율 95%에 달하는 폐플라스틱 재질별 자동분리선별기를 개발하여 경남 밀양시와 경 기도 용인시에서 운영 중인 사례가 있다.

② 재활용 플랫폼 구축

테라사이클은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기물을 수집해 소각이나 매립하지 않고 재활용(재 사용, 새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회수-재활용-홍보마케팅까지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수의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솔루션을 보 유하고 있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활용 공법을 자체 R&D 팀에서 개발하기도 한다. 재활용 설비공정을 보유한 재활용 업체와의 협력 네트워크 또한 구축되어 있다.

테라사이클 코리아는 2016년 아모레퍼시픽과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하기 위한 컨설팅 사 업에 나서며 한국의 여러 기업들과 손잡고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한 국피앤지·이마트와는 플라스틱 수거 캠페인을, 락앤락·해양환경공단과는 밀폐용기와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캠페인을 실시했으며, 2020년에는 빙그레·김해시와 ‘바나나맛우 유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했다.

루프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기나 포장재 대신에, 다회용기와 재사용 포장박스를 소 비자로부터 다시 회수, 세척해서 제조업체에 제공하는 다소 복잡하고 까다로운 방식의 재사용 비즈니스이다. 하지만 1970~80년대에 우리나라에도 존재했던 병우유 배달모델과 매우 유사한 방식이며 다회용기의 배송, 회수, 세척을 담당하는 재사용 플랫폼이 존재한다면 소비자와 기업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업사이클 시장 개척

한편, 재활용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업사이클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업사이클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폐기물을 이용해 기존의 소재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물질재 활용은 재활용 과정에서 신재 대비 품질 저하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운 사이클링(Down-cycling)이라고도 한다.

국내 업사이클 브랜드는 약 100여 개이며, 대다수가 4년 미만의 신생기업으로 연 매출 5000만원 미만이다. 국내 업사이클 시장 규모는 40억원 미만으로, 재활용제품 매출 규모(5조원)의 0.01% 가량에 불과하다.42 프라이탁 같은 기업들이 배출되기 위해서는 국내 업사이클 시장이 앞으로 더 활성화되어야 하며 소비자와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온오 프매장, 지원센터, 소재공급 인프라 구축 등이 요구되고 있다.

AI 등을 이용한 재활용 기술개발, 혁신적인 재활용 플랫폼 구축, 폐기물을 높은 부가가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 사업은 수거 재활용 단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들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인 경우가 많고, 시장 또한 덜 성숙되어 있다. 국내외 모두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의 도전이 두드러진 분야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창의력과 혁신을 받쳐줄 정부와 대기업, 시민사회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독자적인 사업보다는 지자체, 대기업, 환경단체들과 협업하는 비즈니스 추세가 국내에서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비즈니스 가이드라인

그런데 플라스틱의 수명 주기 단계에 대한 범위는 국가마다 다르며, 폐기물 관리 단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플라스틱 수명 주기의 다른 단계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는 플라스틱 수명 주기의 다양한 단계에서 플라스틱의 기후 관련 영향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데 차이를 반영한다. 플라스틱의 전반적인 기후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바이오 기반, 생분해성, 퇴비화 가능,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및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여 잠재적인 그린워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플라스틱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과 플라스틱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부족한 셈이다.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플라스틱의 순환 경제 전환여부를 결정한다.

플라스틱 대체재 평가를 위한 질문

그런데 플라스틱의 수명 주기 단계에 대한 범위는 국가마다 다르며, 폐기물 관리 단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플라스틱 수명 주기의 다른 단계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는 플라스틱 수명 주기의 다양한 단계에서 플라스틱의 기후 관련 영향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데 차이를 반영한다. 플라스틱의 전반적인 기후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바이오 기반, 생분해성, 퇴비화 가능,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및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여 잠재적인 그린워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플라스틱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과 플라스틱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부족한 셈이다.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플라스틱의 순환 경제 전환여부를 결정한다.

라. 정부 정책 어떤가?

환경부는 2018년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폐기물에 대한 공공관리를 강화하고 재활용 시장 안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생산부터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제품의 각 순환단계별로 관리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이 종합대책에 따르면 2020년까지 모든 생수 및 음료용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는 등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생산 단계부터 점차 퇴출시킨다.

포장재 등급평가 개정 및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대책에 담겼다. 또 재활용 의무가 없던 비닐·플라스틱류 등을 재활용 의무대상에 단계적으로 편입하고, 유통·소비 단계에서 2022년까지 1회용 컵 및 비닐봉투 사용량을 35%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9년 11월 후속조치로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하였지만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의 정의는 빠진채 이미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감축 노력을 하는 일회용컵, 비닐봉지, 스티로폼 박스등 일부 품목 조치에만 한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어 2020년 12월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하여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25% 감축, 재활용 비율 70%, 수입 폐플라스틱의 금지, 고품질 재활용 원료 생산, 폐비닐 등을 활용하여 열분해유 생산, 2050년까지 100% 바이오플라스틱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2년 10월 20일에는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하여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21년 대비 20% 줄이고, 대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일회용품 감량, 소각형 재활용 방법에서 물질 및 화학원료로 순환하는 재활용 체계 구축, 재생원료 및 대체재 산업 및 시장 육성, 국제사회 책무 이행 강화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2022년 11월 24일부터는 1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1회용 종이컵 및 1회용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우산 비닐 등이 1회용품 사용제한 품목에 새로 추가되어 사용이 제한되었고, 업종별 준수사항이 1회용 봉투 및 쇼핑백, 응원용품의 무상제공금지에서 사용금지로 강화됐다.

정부 대책은 기존의 소각 위주의 폐기물 처리 정책과 일회용 플라스틱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플라스틱 순환이용 및 재활용 체계를 고도화하고, 민간에 대한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산업 및 시장을 육성하려는 내용이 특징이다.

특히, 플라스틱 ‘전 주기’를 고려한 ‘탈플라스틱’ 대책이라는 점에서 종합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대책에 포함되어 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철회하였고,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정책에 엇박자를 보이며,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마련하고 있지 않는 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칼럼을 통해 탈 플라스틱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활용 가능성이 높은 원료(PET, PE, PP 등)를 별도로 수거하고 선별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양질의 폐플라스틱 원료 수급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투자 및 연구개발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탈 플라스틱 사회로 가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이지만 무엇보다 플라스틱 생산 → 제품 생산 → 제품 사용 → 수거 → 재활용에 이르는 현행 선형 플라스틱 경제 체계(linear plastics economy)를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 체계(circular plastics economy)로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환경에 버려진 플라스틱과 앞으로 버려질 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위해성을 줄이는 방안도 필요하다.(편집자 주: 출처 이동영(2023), 탈 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입법·정책 방안, 국회입법조사처 NARS 입법·정책 제149호)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 체계 개념도 

한국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추진 전략은?

가. 플라스틱 순환경제 개념도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서 물질순환은 석유계 플라스틱 순환흐름과 바이오 플라스틱 순환흐름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석유계 플라스틱의 소각, 열적 처리를 통한 에너지 회수, 매립으로 주로 처리되고 있으며, 물질 재활용을 통한 순환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전략과 물질 순환 개념도

나. 석유계 플라스틱 순환경제 개념도

석유계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는 물질 재활용 고도화 및 현대화 시설 투자와 인프라 구축과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플라스틱 순환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재질별 물질 재활용 한계를 넘어서 오염된 플라스틱의 열적 및 화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순환고리(closed-loop)를 완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다. 바이오 플라스틱 순환경제 개념도

최근 들어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개발을 통해 기존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 제품이 대체되고 있으며, 그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역시 소비 후 폐기되는 과정에서 폐기물 관리가 필요하며, 순환경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수거 및 선별 이후 생물학적 재활용 (호기성 퇴비화 또는 미생물 분해 방법)을 통해 완전 분해하거나 퇴비화 공정을 거쳐 바이오매스로 전환이 가능하다. 유의할 점은 바이오 플라스틱 순환경제는 석유계 플라스틱 순환경제와 달리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온실가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배출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플라스틱 대책과 자원 순환 관리 전략

라. POST-플라스틱 자원순환 클러스터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폐기물이 증가하고 있으며, 재활용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의 영세성과 한계를 극복하고, 플라스틱 자원순환을 위한 산업계 혁신과 재활용 기술 개발과 투자, 관련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 추진과 연계한 탈플라스틱 사회 전환을 위해 환경산업 거점 단지를 조성하여 자원순환 산업과 혁신 기업을 집중 육성하여 플라스틱 자원순환 기술 개발-실증-사업화 등 플랫폼 구축 추진 중에 있다. 플라스틱 자원순환 분야 순환경제 기술의 실험장, 생산기지로서 그 역할을 수행이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순환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발생부터 처리까지 전과정 자원순환 산업생태계 조성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고도화, 재생원료의 검인증 기능,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 바이오플라스틱으로의 전환과 탈탄소화를 통한 탄소중립화 지원,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 폐기물 제로화 등이 기대된다. 2022년 부산지역에 플라스틱 자원순환 클러스터 조성 및 운영 기본계획을 마련하였고, 실시 설계 추진 중에 있다.

국가별 플라스틱 재생 원료의 사용 목표

마. 재생원료 의무 사용 확대와 인증체계 구축 필요

유럽의 경우 에코라벨 제도를 도입하여 기업이 내구성이 있고 수리 및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 제품을 개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독일은 블루엔젤 에코라벨을 도입하여 재활용 플라스틱 유래 제품에 대한 기준 사용,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완제품에 적용하고 있다(German Federal Ministry for the Environment, BLUE ANGEL Logo Guidelines, 2021).

영국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대상 품목을 설정하여 라벨 제도를 도입하여 품질, 환경 친화적인 제품 디자인, 내구성, 유용성 및 표준 준수 인증 등을 추진하고 있다(Green Alliance, Completing the circle_Creating effective UK markets for recovered resources, 2018). 호주의 경우, 2021년 7월부터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 금지, 자국 내 재생원료로 사용 또는 최종 처분, 재활용 현대화 기금을 통해 재활용 재생 원료 사용 시 자금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전체 플라스틱의 20%, PET의  30%, PP의 20%는 재생원료 사용을 목표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Australian Packaging Covenant Organization, 2025 National Packaging Targets Organization monitoring program, 2019).

한국은 2030년까지 재생원료 사용 비율 30%를 목표로 설정하여 준비 중에 있다.

바. 물질 재활용 고도화 기술 개발과 현대화 시설 투자

현재 플라스틱 폐기물의 선별 기술과 물질 재활용 기술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아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잔재물로 버려지거나 자원화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선별 기술 투자 미흡, 재활용 기술 개발 미흡, 복잡한 플라스틱 재질 구조의 복잡성에 기인한다. 따라서 권역별로 플라스틱 자원순환 체계 구축이 필요하고, 물질 재활용으로부터 생산된 재생원료가 다시 플라스틱 제조 단계로 재투입되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공공 및 민간 재활용 선별 시설의 고도화, 자동화 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품질 재활용 원료를 만들기 위한 선별 고도화가 필요하다. 재활용업체에 인계되는 재활용 선별품에 대한 품질 등급제를 도입하여 선별  등급에 따른 재활용(선별) 지원금을 차등화하거나 일정 기준 이상에 대한 최저 등급제도도 적극 검토 할 필요가 있다.

선별시설을 통해 공급된 선별품이 고품질 재활용 제품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이를 위해서는 물질 재활용 제품 생산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투자와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고, 현행 중소기업 기반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적용을 넘어서서 대기업과 연계한 대규모 기술 개발 투자와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질 재활용이 어려운 혼합 폐비닐의 경우에는 열분해 기술을 적용하여 열분해유 생산 기술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국내에서 도입되어 적용되고 있는 폐기물 재활용 산업 육성과 시장 활성화 정책 및 제도는 여러가지가 있다. 이중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육성과 시장 활성화 직접 관련 제도로서는 포장재 재질 구조 등급평가제도, 분리배출표시제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폐기물부담금제도, 재활용시장관리센터, 재생원료 및 제품 수출 지원 제도 등이 있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 플라스틱 포장세도입, 바이오플라스틱 대체 생산 기술 개발, 재생원료 사용 제품의 인증 및 표시 제도, 재생원료 생산 플라스틱 제품 생산 등이 필요하다.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재생원료로 생산된 제품의 의무구매 확대와 녹색 소비 촉진 등 자원의 선순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수거 선별단계에서는 기존 수선별 체계에서 자동화 선별과 로봇 선별 등 선별시설의 고도화와 현대화가 필요하다. 재활용 단계에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재생원료 사용 촉진 유인책 도입이 필요하고 폐기물부담금 강화 또는 플라스틱 포장세와 통합 단일화 방안, 폐기물처분부담금의 강화가 필요하다.

재생원료와 재활용 제품 생산단계에서는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재생원료 품질 기준 및 인증 체계가 필요하고, 생산자들이 재생원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공급 확대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사,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과 투자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대규모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유럽, 일본 등을 중심으로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대한 많은 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들어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R&D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화학적 재활용 품질 기술 마련과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2021년 국가 플라스틱 자원순환 클러스터 조성(부산) 기본 운영 계획 수립 이후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실증 연구, 검인증 체계 구축, 상용화 기술 개발, 산업계와 연계한 플라스틱 공급망 구축 등 인프라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2015년 유럽연합은 순환경제패키지(EU Circular Economy Package)에서 폐기물 및 포장재 폐기물의 저감을 포함한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법률 개정과 각종 정책 수단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특히 순환경제패키지에서 플라스틱 관리가 핵심적인 분야로 제시되었으며, 2018년 유럽연합 순환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이 전략의 목적은 전생애 주기(life cycle)와 플라스틱 가치사슬(plastic value chain)에 걸쳐 플라스틱의 순환경제를 도모하는 것이며, 환경보호를 강화하고,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사용 및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 품질을 높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해양 투기를 최소화하고,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투자와 혁신과 국제협력을 구체적인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EU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정책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s Mechanism, CBAM)를 도입하였고, EU 국가에 수입되는 일부 품목(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수소 등)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기로 2022년 12월 EU 이사회/의회에서 결정하였다. 향후 플라스틱 제품도 EU 탄소국경세 대상 품목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도 청정경제법안(CCA, Clean Competition Act)에서 석유화학 등 12개 수입품에 대해 탄소 1톤당 약 55달러 일괄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EU는 2021년 7월부터 플라스틱 비닐, 음식용기, 면봉, 음료컵 면봉 등 10개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의 판매를 금지하였다.

아울러 PET병 대상으로 2025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원료 최소 25% 의무 사용, 2030년에는 모든 플라스틱 음료병에 재활용원료 최소 30% 의무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부터 플라스틱세(plastic tax)를 도입하여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에 대해 톤당 약 800유로(약 100만원/톤)를 부과하고 있다.

EU를 탈퇴한 영국의 경우, 2022년 4월부터 플라스틱 포장세를 도입하여 재활용원료 30% 미만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해 톤당 200파운드(약 30만원/톤)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석유화학 원료, 제품, 재활용 산업계가 공동으로 2025년까지 신규 플라스틱 제품에 약 1,000만 톤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위한 EU 플라스틱 순환 협의체(EU Circular Plastic Alliance)'를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유럽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관리 전략

한국은 ‘대한민국 플라스틱 순환경제 얼라이언스(Korea Plastic Alliance for Circular Economy, K-PACE, K-플라스틱순환경제 협의체)’를 구성하여 정책 지원-기술 개발 협력체계, 국가 플라스틱 순환경제 로드맵 추진, 플라스틱 순환경제 정보교류와 전달, 자원관리, 2차 재활용 원료 확보 방안, 이해당사자의 의사소통 강화, 플라스틱 산업의 순환 생태계 구축과 산업계 지원 방안, 국제협약 선제적 대응 방향과 전략 설정 등이 필요하다.

국내 플라스틱 관련 제도 및 현황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관련 제도는 규제 정책, 민관협력 정책, 경제적 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규제 정책에는 일회용 컵·비닐봉지 규제, 과대포장 방지대책이 포함되며, 민관 협력 정책으로는 과대포장 방지대책, 포장재 등급제, 순환이용성평가제도 등을 꼽을 수 있다.

경제적 정책으로는 폐기물부담금제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있는데 이러한 제도를 통한 감량효과는 규명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감량효과는 규제 정책과 민관 협력 정책에서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 반면, 재활용 효과는 주로 민관협력 정책과 경제적 정책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플라스틱 폐기물 관련 제도의 효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2003년부터 시행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이하 EPR 제도)’는 말 그대로 어떤 제품을 생산한 생산자(업체)가 제품을 만들어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명이 끝난 제품의 수거와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제도다. 국가 자원순환정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제도로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도 대부분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중 일부 품목은 EPR제도를 통하여 관리되고 있다.

한국의 EPR 제도는 일종의 실적제로 운영된다. 생산자가 직접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량에 따라 재활용 분담금을 내고, 그 분담금으로 재활용 업체를 지원하는 형식이다. 현행 EPR제도 하에서는 생산자의 책임이 제한적이다. 생산한 제품 100%에 대해서 재활용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품목별 의무율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된다. 비닐(필름)의 경우 의무율은 65.3%다.

생산된 비닐이 100장이면 65장에 해당하는 재활용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단일재질 용기류 79.6%, 스티로폼 80.7%, 페트병 81.8%등으로 의무율은 각각 다르다. 이 의무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생산자는 추가 부담금을 낸다.

다만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체제에서 규제를 받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며, 다른 나라 사례와 비교할 때 아직도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규제의 틀 바깥에 놓여 있다. 플라스틱을 유통하는 업계의 책임도 역시 빠져 있다.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생산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생산-소비-수거-처리 전 과정에 걸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

EPR 운영 체계.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마. ESG 확대 등 기업 변화

  1. 환경적 의무 증대

ESG경영이란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고려하는 경영이라는 의미로, 재무적 요소를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 경영에 환경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시작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이자,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블랙록의 사례처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향후 관련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지 못할 수도, 심각한 경우 이미 받았던 투자를 철회 당하게 될 수도 있다. 일반 소비자의 눈높이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 설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6명 이상이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국민들이 기업에 기대하는 사회적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기대가 커지면서, 이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고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ESG와 연관된 다양한 정책과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환경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EU는 ESG경영 의무 법제화를 추진해, EU 소재 기업 및 EU 시장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급사슬 내 인권 및 환경 실사 의무를 강제하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국내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성격의 한국형 ESG 기준 지표 정립을 추진해, 기업의 혼란을 줄임과 동시에 ESG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독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편집자 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TePRI Report 여름호’)

ESG GRI. 출처 딜로이트 분석 자료

바. 플라스틱 쓰레기 종착지...바다의 미래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2017년부터 연근해에서 폐사한 거북이 44마리를 부검한 결과 20마리가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다. 이것들은 고형플라스틱 또는 비닐이라 불리는 플라스틱 필름의 형태로 쓰이다가 버려진다. 그런데 재활용되지 못하거나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가지 못한 플라스틱들은 가장 나중에 바다로 모이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오염물질 중 80%가 도시에서 배출된 쓰레기들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포장재와 식품용기, 일회용품, 비닐봉지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 20%는 선박에서 버린 쓰레기이거나 배에서 쓰던 어업도구들이다.

플라스틱들은 잘게 부서지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해류를 타고 흐르면서 전 세계 대륙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있다. 해양 생물들이 삼키거나 플라스틱에 감겨 고통받다가 죽는 일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아지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이것을 처리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단지 민간 차원에서 기금을 모으고 모니터링하거나 회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정도다.

미세플라스틱이란?
미세플라스틱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1차 미세플라스틱과 자연적으로 서서히 쪼개져 생긴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나뉜다. 화장용품에 쓰이는 마이크로비드(microbead, 고체 가공 플라스틱 입자)는 지름 1mm 이하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이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방치되어 있다가 자외선에 노출된 부분부터 금이 생기고 이것이 바람이나 물결에 부딪히면서 작은 크기로 떨어져서 생긴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을 쓰는 과정에서 사용 조건이 급격히 바뀔 때 제품의 표면에서 떨어져서 나온다. 플라스틱이 자연에 노출되면 자외선이나 열에 의해 분해되기도 하고, 바람과 물결에 의해 서로 부딪히면서 깨지기도 한다. 잘게 부서질수록 표면적이 늘어나서 유기물과 쉽게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만일 이런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에 있게 되면 흙 속 미생물들의 서식지를 황폐화시킨다. 플라스틱 속의 첨가제와 같은 화학물질이 어떤 조건에서 새어 나오면, 주변 환경과 생명체에 쉽게 흡수되어 오랫동안 잔류하게 된다. 폴리 염화비닐이나 폴리스티렌 등 일부 플라스틱들은 발암물질이나 발암 가능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자연 속에 방치되어서는 안 되지만, 워낙 많이 버려지다 보니 미세플라스틱으로 생기는 환경오염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출처: 강신호, "왜 플라스틱이 문제일까?” (2021) p29)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은 발생량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발생된 이후 쓰레기가 미치는 영향의 범위와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에 있다. 또 영향이 확산되거나 심화되기 전, 조기에 수거해야 하는데 해양의 특성상 해양쓰레기의 위치 파악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플라스틱 음료수 페트병이나 수산 양식에 사용되는 부표는 해양에서 적기에 수거되지 않을 경우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가 진행된다. 하나의 쓰레기가 해양에서는 수십만 개의 작은 오염원으로 그 세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수거하지 않는다면 더 작은 크기로 파편화가 진행되고 그로 인한 영향은 더욱 큰 폭으로 확산되게 된다. 미세 플라스틱의 위해성 문제는 해양 생태를 넘어 식품 안전이나 사람의 건강성까지로 영향의 범위를 확산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만 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류, 100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로 폐사하거나 생존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해양쓰레기로 인한 여러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1년 폭우 때 낙동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 쓰레기가 거제 해변으로 밀려왔고 그로 인한 관광산업의 피해가 290억~37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폐그물에 어류가 갇혀 폐사하게 되는 유령어업의 경제적 피해는 연간 어획량의 10%인 3787억원에 이른다. 선박 운항 중에 부유물 감김으로 인한 연간 안전사고도 전체 사고의 약 11%인 350여건에 이르고 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해양쓰레기 문제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선 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해양쓰레기에 관련된 법률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기본계획, 해양쓰레기 전담 기관, 발생된 해양쓰레기를 조기에 수거하기 위한 전용 수거선박, 해양쓰레기 탐지 기술,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협력 체계 등이 잘 갖춰진 국가다.

세계적으로 해양쓰레기 정책에 필요한 법과 기본계획을 구비한 국가는 미국, 일본, 우리나라 정도다. 외국이나 국제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해양쓰레기 관리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투자와 역량을 투입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해양플라스틱의 발생 예방, 수거, 처리·재활용 전반을 다루나 대부분 정부 추진 사업이며, 산업계를 대상한 정책은 일부 포함한다.(‘생산자책임재활용 의무율’ 확대, ‘해양쓰레기 위탁 처리업체 선정 및 사후관리 지침’ 마련 및 합동점검 등) ‘어구 및 부표 보증금제도’, 침적쓰레기 수거해역 확대, 재활용 제품 전시회 개최 등은 관련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국가 차원의 대응을 하고 있고 전담 조직인 ‘해양폐기물 대응센터’가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칠레가 주도, 2019년에 채택된 ‘APEC 해양쓰레기 로드맵’도 그동안의 경험과 성과에 기초한 결과물이다. 이 외에도 2008년부터 보급된 생분해성 어구, 2015년부터 해양 미세플라스틱을 저감하기 위한 친환경 부표도 해양쓰레기의 양과 영향의 저감에 기여하고 있는 좋은 모범 사례다.

해양쓰레기는 국가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다. 민간 기업이나 시민 사회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고 이 영역의 역할이 향후에도 지속돼야 한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민간 차원에서 많은 노력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민간 은행에서 해양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적금을 개설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해양쓰레기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또 시민단체가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실천 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사랑의 열매, 민간 대기업이 협력해 관할 해역의 해양쓰레기를 직접 수거한 사례도 있다. 그동안 국가나 지자체가 해 온 수거사업을 민간에서 직접 수행한 사례다.

민간 은행과 세계자연기금(WWF), 해양수산부, 인천시, 한국어촌어항공단, KMI 등 민·관·연 협력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수거된 해양폐기물을 공원 벤치나 수거함, 산책용 데크, 축구나 배구의 네트 제품으로 제작해 도서 지역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데 지원하고 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우리나라와 세계 해변∙해수에 방치된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 재질이다. 국제 환경단체의 모니터링을 통해 해양플라스틱을 확인한봐, 106개국에서 실시된 2017년 국제연안정화 캠페인에서 담배꽁초, 식료품 포장재, PET 병, 비닐봉투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IUCN의 Project AWARE가 실시한 수중 해양 플라스틱 조사에서도 PET병, 비닐 봉투, 포장재 등이 많이 발견. 우리나라도 해안가 방치 쓰레기는 플라스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2016년 모니터링 사업에서 플라스틱류가 89%를 차지, 이중 포장재가 가장 큰 비중이다.

우리나라 연안과 주요 만 표층 해수의 오염도는 전 세계에서 중상위권에, 모래해안 퇴적물의 오염도는 상위권에 속한다. 지자체의 처리 문제도 이슈다. 제주도의 경우 염분과 수분량이 많고 이물질이 묻은 해양쓰레기는 관내 소각장에서 반입을 기피, 25%는 도외로 반출해 처리하고 있다. 염분이 함유된 쓰레기를 소각하면 시설 고장 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생활쓰레기 소각 비용(1t당 9만3200원)의 4.3배에 해당하는 최종 소각 처리 비용(t당 40만원)도 문제다.

제주일보 보도에 따르면 "재활용품과 가연성, 불연성(금속·그릇)이 혼합되다보니 하루 500t을 처리할 수 있는 구좌읍 동복리에 있는 광역소각장에서 반입을 꺼리면서 도내 15곳의 집하장마다 해양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태"다. 소각 처리가 어려워 매립 위주로 하는 배경에는 탈염처리 제거 등 소각 전(前) 처리시설이 미비해서다. 또 밀물이 오기 전 신속하게 수거, 분리할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생활쓰레기와 혼합 수거가 이뤄지고 매립 위주로 처리되는 환경이 오래도록 유지됐다. 제주도의 경우 2018년 용역을 수립, 염분과 이물질 제거는 물론 쓰레기를 자동 선별·분리할 수 있는 해양쓰레기 전(前) 처리시설 조성에 나섰다. 지난해 국비 150억원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는 등 지자체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출처: 제주일보(http://www.jejunews.com))

해양쓰레기에 대한 전주기 관점이나 자원순환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다소 뒤쳐지고 있는 부분은 재활용을 포함한 처리 분야다. 향후의 해양폐기물 관리는 발생된 해양폐기물을 재활용 등을 통해 유용자원으로 활용하는 자원순환 체계를 지역 단위로 확산하는 일이다. 이와 같은 지역기반 자원순환 체계는 국가 주도가 아닌 지역 주도형의 해양폐기물 탈탄소화 체계를 확산하고 공고히 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기반 자원순환체계 확립 및 지역주도 탈탄소화 체계로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양폐기물 공익형 재활용 사업이 제안될 수 있다. 폐어구는 대상 어종이나 어법에 따라 지역별로 형태와 소재, 발생량에 차이가 있어 재활용 형태도 지역의 여건에 따라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기에 발생량이 적거나 보다 높은 가치로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지역 기반의 해양폐기물 자원순환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해양폐기물을 직접 수거하는 해양환경공단과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수거사업 예산 일부를 재활용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하다. 양 공단이 수거한 해양폐기물을 관련 지자체나 민간 기관과 협력해 재활용 제품을 기획·생산한 후, 이들 제품들을 도서 지역이나 지원이 필요한 마을 등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민간 기업, 시민단체, 국가기관 등이 협력하고 있는 방식을 제도권에서 수용, 도입하는 것이 권장된다.

호주의 한 민간단체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이 많은 100개 국가를 발표(THE PLASTIC WASTE MAKERS INDEX)한 바 있다. 연간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이 가장 높은 나라는 싱가포르(79kg)다. 연간 100만톤 이상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 국가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는 호주(59kg), 미국(53kg)에 이은 44kg이다.

해양쓰레기, 특히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는 결국 어업인과 시민, 기업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의 소비로 인해 발생한다. 해양쓰레기 발생에 기여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우리 집 앞마당을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발생 예방에 세밀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편집자 주: 에스코토스컨설팅은 2021년 10월 13~19일 여수지역 해양쓰레기(플라스틱) 수거업체를 비롯 관련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 7명을 대상으로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양쓰레기 발생 및 유입, 수거 및 선별, 보관 및 처리 등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장의 정책 경제 인력 문제점과 대책 등을 담았다. 현장에서는 플라스틱 수거시 어려움. 정책적 한계, 경제적, 인력적 투입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박선지 그래픽 디자이너.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2022년에 4억 톤을 넘었다. 현재와 같은 생산・소비를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14억 8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플라스틱 생산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4%,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 비용의 13%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실제로 석유 생산량의 8~10%가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된다. 이로 인한 연간 이산화탄소배출량은 8억 6,000톤, 500MW(메가와트) 석탄발전소 189개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 양이다.

현행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제도

한 통계에 따르면 생산된 플라스틱 가운데 일회용 플라스틱 비중은 70%에 이른다. 매분 100만 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이 구매된다. 재활용되는 것은 단 6%다. 대부분 폐기(59%)되거나 소각된다. 플라스틱이 쌓이면서 플라스틱이 화석 기록에 축적되는 플라스틱 암석(plastiglomerate)도 발견됐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면서 물과 식량을 포함한 생태계에 편재하면서 건강, 환경,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유발하는 상황이다.

환경 오염, 온실가스 배출, 유해화학물질 노출, 생태계 피해 등이 심각한 실정이다. 유엔은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 체결을 강조해왔다.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5)에서 총 175개국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4년 말까지 플라스틱 전과정(plastic life cycle)을 다루는 구속력 있는 최초의 국제협약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미래 플라스틱 순환경제 방향

이 결말은 2014년 11월 부산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에서 회의서 드러난다. 유엔 플라스틱 협약에 ‘신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이동영(2023)).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량 비중이 중국-유럽연합-미국-인도 다음으로 높은 4.1%에 달한다. 신규 생산량 감축을 대체할 수 있는 재활용 비중은 낮다. 국제 협약이 체결될 경우 국내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를 줄여 폐플라스틱을 줄임으로써 지속가능한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탈 플라스틱 사회(plastic-free society)’의 관문 앞에서 한국의 미래를 가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