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력 시장 공략...민관 패키지형 관건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함께 급성장하는 미국 전력 시장에 한국 기업이 결실을 맺으려면 현지 생산은 물론 미국 전력회사 및 IT 기업과의 협업 강화가 관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KOTRA가 최근 공개한 글로벌 마켓 리포트 '미국 전력망 산업 동향 및 우리 기업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전기화, AI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미국의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열악한 전력망 인프라로 수요 대비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내 송전선의 70%는 최소 25년 전에 설치된 것이고 대형 변압기 평균 연령은 40년을 초과했다. 또 2023년 전력망에 연결 대기 중인 발전 프로젝트는 전제 발전 설비용량의 약 두 배 규모로 병목이 심각해 전력망에 연결되기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송배전 기술 솔루션-스마트 그리드-그리드 혁신 프로그램 등 105억 달러 규모의 전력망 복원력 혁신 프로그램(GRIP), 대용량 송전선 신규 보급-기존 전력망 개선-마이크로 그리드 연결 등 최대 25억 달러가 투입되는 송전 원활화 프로그램(TEP) 등의 인프라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미국 전력망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현지 사정에 맞춘 전략 정립이 중요한 시점이다. 일단 한국 기업이 생산한 케이블·송전선 및 소형 변압기(1위), 중·대형 변압기(2위) 등 주요 전력 기자재들의 시장 입지가 좋은 편이다.
차세대 에너지 관리 기술, 전력망 보안 솔루션,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다지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지 전력회사 및 IT 기업과 협력해 ESS와 AI 기반 전력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변화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력망 및 에너지 관련 제품의 현지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내 제조시설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정책적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전력망은 사이버 보안과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어 AI를 활용한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에 주력할 필요도 있다.
보고서는 미국산 우선 정책이 적용되는 연방 부문에 비해 비교적 제약이 적고, 미국 전력망 산업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진입을 목표로 하여 단계별 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즉, 진출 초기 단계는관련 인증 취득을 통해 시장 동향 파악 및 제품 인지도 제고를, 진출 성숙 단계는 현지 생산 거점 설립 및 A/S 체계 구축과 민관협력을 활용한 패키지형 진출을 강조했다. 향후 공공 분야로의 확대를 고려해 미국산 우선 구매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