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탈탄소화에 부정적인 정책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유럽의 배터리 시장의 어려움, 수소 및 산업 탈탄소화의 제한적인 진전, 해상 풍력 부문의 지속적인 위기, 많은 국가를 난처하게 만든 COP29 금융 협정 등 에너지 전환 시장에 파고가 높았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판매대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고, 청정에너지 전력 용량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에너지 저장기술이 급부상했고 에너지 전환 시장으로 투자금 유입도 가팔랐다.
블룸버그NEF(이하 BNEF)는 “2025년을 위한 5가지 에너지 전환 교훈(Five Energy Transition Lessons for 2025)”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에너지 전환 시장은 현재 불협화음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성장이 기대된다며 다섯 가지 견해를 내놨다.
먼저 중국 시장의 복잡성을 비롯 여러 논란에도 2024년 청정에너지 발전 규모는 긍정적이었다. BNEF 추정치에 따르면 태양광 PV 설비는 2023년 대비 35% 증가했고, 풍력은 5% 늘어났다. 에너지 저장 설비는 76%(MWh 기준) 증가했고, 전기자동차(EV) 판매는 26% 성장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Europe, the Middle East, Africa; EMEA)이 견인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시장은 계속 성장한다
또 BNEF는 2030년까지 연간 청정 수소 생산 용량이 1,6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는 거의 없는 수준인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용량은 약 2억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에너지 전환 기술은 이 시장 전체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풍력발전의 경우 허가 지연과 전력망 연결 문제가 병목 현상처럼 걸쳐지면서 설비 규모는 감소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충격파도 있다. 예를 들면 청정 에너지 부문서 투자 및 생산 세액 공제가 완전히 폐지되는 가정된다고 할 때 2035년까지 미국에서 900기가와트(GW) 이상의 새로운 태양광, 풍력 및 저장 장치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인센티브 정책에 따른 1,100GW 이상의 가장 최근 예측보다 낮다.
그러나 BNEF는 비록 성장세가 떨어지더라도 청정 에너지 기술은 계속 성장할 것이고 에너지 전환 역시 느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이미 시장은 성장을 통해 청정 에너지 기술의 비용을 낮추고 안정적인 규모를 갖췄다고 분석했다. 작년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의 경우 전년 대비 26% 증가해 1,720만 대에 달했는데 이는 신차 판매량의 1/4에 해당한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60%, 34% 성장한 것에 비하면 느리지만 최근 4년 동안 매년 330만~390만 대 판매한 것이다.

지금은 고비다...새 문을 열 때다
태양광 부문도 비슷하다. 연간 전 세계 태양광 설비 규모는 2024년 35% 성장했는데 2020년 이후 4배나 성장했다. BNEF는 올해 11% 성장을 예상했는데 이는 성숙한 시장의 근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24년 전기의 4분의 1이상을 태양광에서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경우 전체적으로 전력 가격이 하락하는 요인이 된다. 결국 안정적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는 에너지 저장 시설 배치 등 태양광 시장의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의 기회가 열린다.
물론 지난해 태양광 설비에서 5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인도, 파키스탄, 터키, 사우디 아라비아, 루마니아 같은 신흥 시장은 대규모 청정 에너지 도입에 필요한 규제 정책 및 인프라 확보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
결국 성숙한 재생 에너지 시장에 다가서면 적절한 기술적, 상업적 조치를 통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여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다음의 성장 주기를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해석의 오류를 피해야 한다. BNEF가 제시한 세번째 교훈은 최소한 잘못 해석된 데이터로 에너지 전환에 대한 우울한 예단을 내려선 안 된다는 점이다. 가령 2024년 여름 독일의 EV 판매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보조금 제도 종료로 인해 전년에 판매가 급증한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EU의 전기자동차 시장에 대한 탄소 배출 정책 설계는 올해 새로운 수준으로 강화되고 2029년까지 동일하게 유지되는 사이클을 갖는다. 자동차 제조업체 전략도 여기에 맞춰 기술 개선을 추진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전기자동차를 출시하는 식이다.

결국 수익성을 담보해야 한다
가장 분명한 것은 에너지 전환은 수익성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청정 기술 비용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일부 시장에서는 시장 참여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가령 청정수소의 평균 비용은 지리적 위치와 기타 요인에 따라 킬로그램당 $3.74-$11.70으로, 2년 전보다 평균 35% 상승했다. 독일의 녹색 암모니아 경매에서도 수입 가격이 회색 암모니아의 두 배에 달했다.
청정 에너지 가격이 높으면 시장 확대는 거의 어렵다. 수소 산업 활성화만 해도 탄소 가격 책정, 보조금, 장기적 인센티브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탄소 배출 감소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의 문제를 감안한다면 더 이상 미적거릴 문제는 아니다.
해상 풍력 산업은 초경쟁적 경매로 낮은 청정 전력 가격을 달성했지만, 제조업체 마진 감소와 프로젝트 취소 등 문제도 발생했다.
수소, CCS, 산업 탈탄소화와 같은 신흥 분야는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유인책 제시와 일관된 정책이 관건이다. 금융기관도 화석 연료 자금 조달에서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에너지 전환 투자에 대한 매력적 조건을 조성해야 가능하다.
지정학적 경쟁 넘는 정책 필요
아시아의 주요 경제권은 석탄 기반 철강 산업에 의존하며, 수소 기반 철강으로의 전환이 글로벌 경쟁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 동시에 클린테크 제조 산업은 과잉 생산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제조업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중국은 태양광, 배터리, 풍력 등 주요 기술에서 세계적인 경쟁 우위를 차지했으나, 낮은 마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은 관세 및 정책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 하지만, 과도한 비용과 제한적인 시장 접근성으로 인해 효과는 제한적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기술의 과잉 투자를 제한하고, 자국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국가가 클린테크 제조업 강국이 될 필요는 없으며, 기술 수요 창출과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도모하는 것이 더 유익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을 배제하는 대신 합작 투자나 기술 협력을 통해 자국의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기술 유지와 관리 역량을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블룸버그NEF는 "비록 주요 에너지 전환 기술을 수입해야 할지라도 이는 더 안전한 에너지 구조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며 "효율적인 전환, 공급망 및 에너지 안보 고려사항, 경제적 가치 포착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입체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