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전기본...신규 원전 줄고 재생에너지 키운다
신규 원전 규모가 줄고 태양광이 늘어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이 실무 착수 19개월 만에 최종 확정됐다. 당초 실무안은 SMR 1기를 포함 신규원전 4기를 담았지만 확정안은 이 중 대형원전 1기를 2.4GW급 태양광 대체로 수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2024∼2038년 적용되는 11차 전기본을 확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11차 전기본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의 전력 수요·공급 계획을 담은 법정 계획으로 2년마다 15년 간의 계획을 설정한다. 당초 지난해 확정을 목표로 했지만 신규 원전 건설 규모를 놓고 야당, 시민단체의 반대와 12월3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정치 상황 변화로 채택이 미뤄져 왔다.
산업부는 이번 11차 전기본과 관련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발생하는 전력 수요를 처음 고려하고 2038년 전기 목표 수요를 128.9GW로 전망했다.
2038년 무렵 반도체 산업의 경우 2038년 전기 수요는 15.4GW,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4.4GW로 예상했다. 10차 전기본에서 1.4GW로 추산한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셈이다. 전기차를 비롯한 전기화에 따른 추가 수요는 11GW로 예측했다.
산업부는 이같은 전기 수요 증가에 대비하려면 2038년까지 10.3GW의 신규 전력 공급 설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전력 당국은 이를 원전과 재생에너지 설비로 풀어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신재생에너지 발저 용량을 2025년 39GW에서 2038년 121.9GW로 3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중 태양광은 77.2GW, 풍력은 40.7GW의 비중으로 설정했다. 실무안 119.5GW보다 재생에너지 보급 규모가 다소 증가했다.
대형원전은 2036년~2038년까지 2기를 신규 건설하고, 2035년~2036년까지 0.7GW 규모의 SMR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오는 2037년부터 2038년이 신규 대형원전 진입이 가능한 기간이라 판단해 APR1400 기준 대형원전 2기(2.8GW)를 반영하고, 나머지 물량(1.6GW)는 차기 전기본에서 발전원을 결정하기로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후 석탄 발전소28기는 2036년까지 모두 폐지해 LNG 발전소로 전환한다. 2036~2038년 사이 수명이 도래하는 석탄·LNG 발전소 12기는 양수와 수소 등 무탄소 전원으로 교체한다.
이같은 계획대로 설비가 보강되면 2038년 기준 원전 비중 35.2%, 재생에너지 비중 29.2%가 된다. 무탄소 발전 비중은 2023년 39.1%에서 2038년 70.7%까지 증가한다. 이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존보다 400만 톤 더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신규 대형원전 및 SMR 건설에 따른 원전 생태계 활성화, 2030년까지 연평균 7GW의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탄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원전 규모 축소,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등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1차 전기본 확정으로 정부는 상반기 중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하반기 중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등 후속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연내 LNG용량시장 본입찰을 실시하고, 신규 ESS 사업자 선정 절차를 추진한다. 또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부지선정 절차(한수원), 무탄소 입찰시장 설계 등의 후속 조치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