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은 여전히 낮고 화석연료 보조금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탄소중립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5일 국가통계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5'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 2,429만 톤으로, 전년도인 2021년의 7억 4,098만 톤 대비 2.3%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으로 증가했던 배출량이 다시 감소한 첫 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가 일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감축 속도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4억 3천만 톤으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한 상태다. 이는 2018년 총 배출량 7억 2,164만 톤(백만 톤 CO₂e)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규모다.
이는 2022년 7억 2,430만 톤으로 2021년 대비 2.3% 감소한 수치이지만 매년 평균 4.3%의 감축률이 필요한 상황에서 실제 감축 속도는 아주 더딘 상황이다.
에너지 구조 면에서도 과제가 적지 않다. 2023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7,058천 TOE(석유환산톤)로 증가했지만 전체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5.2%에 그쳤다. 독일 19.8%, 프랑스 16.4%, 미국 12.0%, 일본 10.0% 등 경쟁국가는 물론 OECD 평균인 12.5%에도 2배 이상 낮은 수치다. 속도뿐 아니라 에너지 믹스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 한국의 화석연료 보조금은 2022년 기준 8.5조 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증가했다. 보조금을 항목 별로 보면 경유 세제 지원 3.2조원, 유가 보조금(운송/농업) 2.8조원, 석탄 연료비 보전 1.5조원,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약 1조원 등이다.
2022년 기준 GDP 대비 현금급여 사회지출 중 에너지 보조금 항목이 급등한 것은 에너지 효율 저해와 탄소중립 목표와도 상반되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극단 기후로 한반도의 재난 상황이 심화하는 점도 위험 요소이다. 2023년 폭염(37%)과 집중호우(26%)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전체 자연재난 피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같은 자연재난 대응을 위한 국가 및 지자체 차원의 제도 이행 수준은 높음(‘A’ 등급)으로 평가됐지만, 실질적인 피해 경감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정 지역과 계층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기후재난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후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
해양 생태계의 파괴 양상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안쓰레기 중 플라스틱 비중은 2023년 기준 50.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해수온도 변화 등 기후 위기로 인해 연근해 어획량은 계속 감소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산도(pH)는 평균 8.10~8.17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해양산성화 속도는 가속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물 스트레스 완화와 물 이용 효율 개선을 위해 산업부문별 취약 지대에 대한 집중 관리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의 구조적 기반이 여전히 약하다"며 "에너지 구조의 전환과 기후적응 체계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과 단기적인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좌고우면해선 안 되고 일관된 정책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미래지향적인 구조 전환을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