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요 기업들이 탄소 이외의 자연자본 측면에서의 목표 수립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 대응이 지난 10년 동안 기업의 지속가능성 노력의 핵심이었지만, 자연자본을 고려하지 않고는 '넷 제로(Net-Zero, 탄소중립)'로 가는 길이 없다는 것이 더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최근 공개한 '점점 더 많은 기업이 탄소 배출을 넘어 자연의 차원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는 글에서 "물, 화학물질 및 플라스틱, 생물다양성, 산림, 영양소 또는 질소산화물(NO x ) 등 5가지 측면에서 기업들이 자연에 대한 약속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협정의 증가, 일부 투자자의 압력, 자발적 이니셔티브 및 협력을 통해 자연 자본을 보호하려는 추진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흐름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에 비준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대표적이다. GBF는 2030년을 위한 23개의 실행 가능한 목표를 포함하여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한 국제적 의무를 수립한 바 있다.

맥킨지가 2022년부터 포춘 글로벌 500(Fortune Global 500)에 포함된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여전히 탄소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압도적(94%)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5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가 공동으로 출범한 '공생연합(Symbiosis Coalition)'은 상징적인 활동이다. 오는 2030년까지 2,000만 톤의 고품질 자연 기반 탄소 제거 크레딧을 제공하기로 선언했다.
그러나 탄소를 제외한 자연의 각 차원에서 중요성을 인식한 기업의 비중도 상당히 증가했다. 이에 따르면 자연의 6가지 차원 중 생물다양성은 작년에 비해 목표를 설정한 기업의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제조업, 농업, 리테일 및 서비스업, 건설업 등은 타 업종에 비해 자연자본 관련 목표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2년 GBF 채택 이후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스타벅스, 미쓰비시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GBF 목표를 공약에 채택했었다.

맥킨지는 "화학 물질과 플라스틱에 대한 목표를 설정한 기업의 비중은 22%에서 28%로 증가했고, 생물 다양성에 대한 목표를 설정한 기업의 비중은 6%에서 1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3개 이상의 자연 관련 목표를 가진 기업의 비율은 2022년에 처음 추적을 시작했을 때 16%에서 2024년에는 26%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은 포장재에 대한 확장 생산자 책임(EPR) 법률과 같은 정책 등으로 증가세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제품 수명 종료 관리 책임을 강조하는 EPR 법률은 1990년대 초에 유럽에서 도입됐지만 미국 각 주에서도 유사한 법률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맥킨지는 화학 물질 및 플라스틱, 생물 다양성, 산림에 대한 목표를 가진 기업의 수는 증가했지만 상당수 기업의 산림과 영양소(15%) 또는 NOx(4%) 배출 감소와 관련된 목표 설정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양상은 지역별로 큰 편차가 있었다. 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작년 대비 3개 이상의 자연 관련 공약을 하는 기업의 비중이 상당히 증가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해당 지역 국가들의 자연정책 강조 흐름 덕분에 2023년 조사 대상 기업 14개 중 4개에서 올해는 8개로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지역도 EUDR, EU 자연 복원법과 같은 최근의 자연 중심 정책,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 등에 따라 적어도 하나의 목표를 가진 기업의 비중이 가장 큰 곳으로 파악됐다.
맥킨지는 '균형의 자연(Nature in the Balance)' 보고서(2022)에서 전 세계 기업에게 자연자본은 연간 7,000억 달러의 기회의 부문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이 자연을 안전한 운영 공간으로 복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인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자연행동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탄소 이외의 목표를 공유하는 기업은 구체적이기보다는 포괄적인 목표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고, 국제 협력이 충분하지 않은 등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세계경제포럼(WEF)가 공개하는 '자연에 주목하다: 자연에 긍정적인 미래를 향한 사업 전환을 위한 사례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자연 긍정 경제(nature-positive economy)로의 전환은 환경적 필수 조건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 사업 기회"인 만큼 "지속 가능한 임업, 투명한 공급망, 수자원 관리 및 순환 경제 관행과 같은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핵심 운영에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