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녹색프리미엄’ 제도가 글로벌 RE100 이행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으면서 국내외 기업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지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펴낸 '녹색프리미엄 가이드'에 따르면 3년간(2021~2023년) 녹색프리미엄 판매 물량은 14.98TWh, 낙찰 평균가는 10.8원/kWh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 가운데 녹색 프리미엄은 98%에 이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누적 참여 기업도 522곳에 달한다.
2021년부터 본격 시행된 녹색프리미엄은 기업이 추가 요금을 부담하고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하는 방식의 한국형 RE100 제도로, 기존 전기요금 외에 일정 프리미엄을 납부하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다. 기업은 이를 RE100 이행 실적으로 인정받거나,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입찰을 통해 연 3회 이상 재생에너지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기업들은 입찰에 참여해 재생에너지 전기를 확보할 수 있다.
녹색프리미엄을 통해 구매한 재생에너지 전기는 RE100 주관기관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위원회가 요구하는 신뢰성 기준을 충족한다. 이 기준은 ▲신뢰 가능한 발전량 데이터 확보 ▲전력 속성 독점 소유 ▲중복 사용 불가 ▲지역적 시장 제한 ▲유효기간 준수 등을 포함한다.
올해부터는 기업이 원하는 에너지원(태양광, 풍력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입찰 방식을 개선했으며, 다년도(최대 3년) 입찰을 도입해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한다.
또 정부는 녹색프리미엄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펀드 조성(2,500억원 규모), 기업 지원센터 운영, 망 사용료 지원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참여 기업 수가 증가하면서 조성된 재원도 1,508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교한 가격 정책 마련, 중소기업 참여,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등의 적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녹색프리미엄을 통한 재생에너지 사용은 실제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글로벌 표준과 거리가 있다. 실제 온실가스(GHG) 배출량 산정 프로토콜에서 스코프 2(Scope 2, 간접 배출) 지침이 요구하는 8가지 품질 기준 가운데 녹색 프리미엄은 4개 항목에서 불합격, 2개 항목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
기준 개선과 함께 사용 내역, 발전원 등 녹색 프리미엄 전력의 세부 내용을 명확히 공개할 필요도 있다. 2월 ‘녹색 프리미엄은 온실가스(GHG) 프로토콜 기준에 부합할까’를 발간한 기후솔루션은 "녹색 프리미엄 물량을 연간 국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상치를 근거로 산정하고 있어 지속가능성 평가를 확보하기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