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상저온 현상은 전반적으로 고용률과 실업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이상고온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심명규, 조수진 부교수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의 기온 및 고용 데이터를 분석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이 한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이상기온이 고용률, 실업률 등 주요 지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발간한 'BOK 경제연구 리포트-기후변화가 한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이상고온의 경우 실업률을 단기적으로 0.2%p가량 상승시키는 반면, 가을철 이상저온은 고용률을 0.15%p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겨울철에는 이상기온이 발생할 경우 고용률이 최대 0.3%p 하락하고 실업률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겨울철 이상저온 발생 시 임시·일용근로자가 크게 감소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노동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봄과 가을의 이상고온은 오히려 임금근로자 수와 고용률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도 관측됐다. 이는 기존 조사에서 발견된 기온과 생산성 및 노동공급의 역U자형 관계와 일치된 경향성이 확인됐다.
분석 기간을 최근 10년(2015년~2024년)으로 한정해 보면 이상저온의 부정적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강화된 반면, 이상고온의 긍정적 효과는 감소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기후온난화가 지속되면 계절별 이상기온의 노동시장 파급효과는 앞으로도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별 분석에서는 이상기온의 영향이 산업 간 상이하게 나타났다. 건설업과 제조업은 겨울철 이상저온 발생 시 고용이 뚜렷이 감소했으며, 금융·보험업의 경우 여름철 이상고온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봄철 농림어업 분야는 이상고온 시 고용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상기온의 충격은 수개월 내에 사라지는 단기적 효과가 대부분이지만, 특정 산업 및 계절에 따라 예외적으로 구조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후변화와 노동시장 간 관계를 반영해 산업별·계절별 맞춤형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GDP 중심 기후경제 연구와는 달리 노동시장 중심의 실증분석을 기한 이 연구는 계절별로 이상기온이 이질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두어 1999년 6월부터 2024년 2월까지의 일별 기온 데이터를 활용, 지역별 및 산업별 노동 시장에의 영향을 패널 국소투영법(panel local projection)을 활용하여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