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GHG 프로토콜, 온실가스 회계 통합 표준 추진
ISO·GHG 프로토콜, 온실가스 회계 통합 표준 추진
지금까지 기업들은 ISO와 GHG 프로토콜이라는 두 가지 주요 기준을 병행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보고 방식이 달라 투자자들은 기업의 탄소 성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표준 단일화' 흐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제품 탄소발자국(Product Carbon Footprint)’ 표준 공동 개발이다. 지금까지는 기업이나 조직 단위의 배출량 보고가 중심이었지만 실제 시장에 나오는 상품 수준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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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 회계 방식이 전환점을 맞았다. 국제표준화기구(ISO)와 세계자원연구소(WRI)·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공동 운영하는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이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기관은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과 보고를 위한 국제 기준을 통합해 새로운 단일 표준을 만들기로 했다. ISO 1406X 표준군 과 GHG Protocol 기업 회계 및 보고, 스코프(Scope) 2 및 스코프 3 표준을 아우르는 접근이다. 업계에서 "탄소 회계의 새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 동안 ISO와 GHG 프로토콜 표준은 전 세계 여러 기관에서 널리 채택되어 왔다. ISO 1406X 표준군은 각국 정부의 법률 및 규제에 사용되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GHG 보고 및 검증 프레임워크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GHG 프로토콜 표준은 선도적인 지속가능성 및 정보공개 이니셔티브에서 활용되고 있다.

ISO 1406x 시리즈 개요. 이미지 출처: ISO '기후 변화 완화' 보고서(2022)에서 캡처 

제품 단위까지 확장...그린 워싱 걸러낸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들은 ISO와 GHG 프로토콜이라는 두 가지 주요 기준을 병행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보고 방식이 달라 투자자들은 기업의 탄소 성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표준 단일화' 흐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제품 탄소발자국(Product Carbon Footprint)’ 표준 공동 개발이다. 지금까지는 기업이나 조직 단위의 배출량 보고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개별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추적·공개할 수 있는 체계를 갖게 된다.

예를 들면 자동차 한 대를 만들 때 원자재 채굴부터 공장 조립, 운송까지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량을 하나의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탄소 회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공급망(Scope 3)’ 투명성도 크게 개선되는 셈이다.

새로운 표준은 공급업체 데이터 수집 방식을 정형화하고, 다제품 공정에서의 탄소 배분 방식도 단일화 한다. 이는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들이 그린 워싱을 가려낼 수 있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할 때 실제 시장에 나오는 상품 수준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검증 절차 간소화…“투자자 선택 도울 것”

에마뉘엘 파버 국제 지속가능성 표준 위원회(ISSB) 의장은 "일관되고 비교 가능한 탄소 데이터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정보에 입각한 자본 배분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데도 필수적인 이슈였다"고 말했다.

또 ISO와 GHG Protocol은 검증 기준도 함께 통합된다. 기업들은 서로 다른 기준에 맞춰 보고서를 내고 제3자 검증을 받느라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새로운 표준을 적용하여 검증 절차를 간소화 하면 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동시에 공시 신뢰도도 높아진다.

SBTi(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등 국제 공시 체계와의 정합성을 높여 자본시장에서 ESG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기업들의 탈탄소 전환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업의 탄소회계와 제품 LCA 간 연계는 보다 효율적이고 신뢰성 있는 제품 탄소발자국 평가로 나타나고 이는 기업 내부에서 탈탄소화 의사결정 지원 역량을 크게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프로토콜 범위 및 가치 사슬 전반의 배출량 개요. 이미지 출처: GHG 프로토콜 '기업 가치 사슬(범위 3) 표준 보고서'
ISO와 GHG 프로토콜

ISO(국제표준화기구)는 170개 국가 표준기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독립적인 비정부 국제기구다. ISO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을 지원하고 전 세계적인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발적이고 시장과 관련된 국제 표준 개발을 촉진한다. ISO는 기술부터 식품 안전, 농업, 의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을 포괄하는 25,000개 이상의 국제 표준 및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온실가스 의정서(GHG Protocol)는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 의 공동 이니셔티브다. 이 의정서는 온실가스 회계 및 보고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준을 제공하며, 거의 모든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 및 기후 관련 정보 공개 요건의 기반이 된다.

ISO와 GHG 프로토콜은 전 세계적으로 정보 공개 체계의 기반으로 일관된 프로토콜을 제공하여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신뢰성과 단순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크게 세 가지를 목표로 한다.

첫째, 방법론적 통합이다.
ISO 14067:2018과 GHG Protocol Product Standard를 묶은 공동 제품 탄소발자국 기준이 마련되면서, 기업들은 일관된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혼재돼 있던 ‘Cradle-to-Gate’ 관점과 ‘Attributional’ 접근법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1차·2차 데이터 활용 기준과 불확실성 평가 방식까지 표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신뢰성 있는 ESG 데이터 확보로 직결된다.

둘째, 공급망 투명성이다.
Scope 3 Category 1과의 자동 연계를 통해 원재료에서 최종 제품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공급업체 데이터 수집 프로토콜이 표준화되면서 SBTi(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와 CDP 공시의 신뢰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제품 공정에서 물리적·경제적 배분 기준도 일원화돼 복잡한 회계 처리 부담이 크게 줄 전망이다.

셋째, 검증 체계의 효율성이다.
ISO 14064-3와 GHG Protocol 검증 지침이 통합되면서 제3자 검증 절차가 간소화된다. 이 과정에서 검증 비용은 줄고 보고 부담은 완화돼 기업의 실질적인 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회계 검증이 기업 경영 리스크가 아닌 기회 요인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럴딘 매쳇 온실가스 프로토콜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기업, 제품, 프로젝트 단위의 회계를 아우르는 공통 기준이 필요했다”면서 “이번 협약은 국제 표준의 복잡성을 줄이고 기후 행동을 가속화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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