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력 수요가 2050년까지 75% 증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까지 22% 줄이는 데 그쳐 파리협정 목표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기후 대응 전략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NEF(이하 BNEF)는 최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장기 에너지 및 기후 시나리오를 담은 '신 에너지 전망 2025(New Energy Outlook 2005)'에 따르면 전환 시나리오(Economic Transition Scenario)가 실현되더라도 지구 평균기온은 2100년까지 2.6℃ 상승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리협정의 ‘1.5℃’ 또는 ‘2℃ 이하’ 목표 달성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BNEF는 글로벌 전력 수요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1,200TWh, 2050년까지는 3,700TWh로 급증, 전체 전력 수요의 8.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할 부분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64%가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 발전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기존 석탄·가스 발전소의 조기 폐쇄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전체적으로 보면 세계의 석유 수요는 2032년에 하루 1억 4,000만 배럴로 정점을 찍고, 2050년에는 하루 8,800만 배럴로 수요가 감소하여 현재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순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2024년 기준 세계 전력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나, 2050년까지 2배 증가하면서 67%의 전력 공급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석탄·가스·석유의 비중은 58%에서 2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기차(EV) 보급이 급증해 2050년에는 전체 승용차의 약 2/3가 전기차로 바뀔 것으로 예측했고, 운송부문의 석유 수요는 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BNEF는 2024년이 탄소배출량의 정점을 기록한 해일 수 있으며, 이는 올해부터 구조적 배출량 감소의 첫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모델링을 공개했다.
하지만 현재 주요 국가의 목표와 그 궤도는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어 NDC의 미래는 썩 밝지 못한 편이다. 여전히 수소, 탄소 포집 및 감축 관련 기술은 제한적인 진출에 머무를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내놨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먼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나리오에서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충전망 등 전력 인프라 수요가 집중되는 것과 관련 국내 전력망과 에너지 공급 다변화 전략 재설계 등 에너지 수급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규모’ 모두 재점검해야 한다. 2050년까지 67%를 재생에너지가 공급하는 세계 흐름에 비해, 한국은 RE100 이행률 12.5%,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9% 내외에 불과하다. 이는 글로벌 밸류체인 편입 차단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순 배출량 제로 경로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2018년 대비 2035년까지 약 70% 감축이 필요한 만큼 청정 기술 투자, 규제 개혁 병행 등 적극적인 정책 보완을 주문한다. 저탄소 산업공정, 수소, 탄소포집기술 등은 아직 확산이 더딘 만큼 탈탄소 기술 선도는 물론 수요 창출형 정책 및 인센티브 제도 설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