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RL 기술, 최소 수십억 달러 가치 이상
LG화학 SRL 기술, 최소 수십억 달러 가치 이상
LG화학 SRL이 배터리 폭발 위험을 63%에서 10%로 줄인다고 할 때, 배터리 생산업체가 이를 도입해 리콜, 소송 및 브랜드 이미지 손상으로 인한 비용 그리고, 전기차 화재 진압과 손해배상 등 보험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면 해당 기술의 시장 가치는 최소 연간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기술은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정에 쉽게 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에 널리 채택된다면 그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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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배터리 화재를 초기에 막는 열폭주 억제 신소재를 개발해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화학은 이달초 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열폭주를 억제하는 온도 반응성 ‘안전성 강화 기능층(Safety Reinforced Layer, 열폭주 억제 신소재, 이하 SR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열 폭주는 배터리 사용 중 또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전기차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안전성 문제 중 하나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SRL이 배터리 셀 내부의 단락(short circuit)이나 과열로 인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대규모로 생산 가능하다는 점이다.

출처: LG 홈페이지.

연구팀은 SRL을 제조하기 위해 폴리티오펜(Polythiophene)이라는 유기 반도체와 탄소 첨가물을 결합한 복합 재료를 사용했다. 이 재료는 배터리 내부의 전기 흐름을 제어하며,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여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열 폭주의 위험이 큰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SRL을 배터리의 양극층과 집전체(전자의 통로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포일) 사이에 머리카락 100분의 1 수준인 1u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층 형태로 만들었다. 전지에 이상이 발생해 온도가 90~130℃ 수준으로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소재가 온도에 반응해 결합 구조가 바뀌며 전류의 흐름을 억제하는 구조다. 이를 실제로 테스트한 결과 SRL을 적용한 배터리는 과열 시 전류가 자동으로 차단되면서 폭발 가능성을 63%에서 10%로 크게 줄였다.

SRL은 온도가 1℃ 올라갈 때마다 전기 저항이 5,000Ω(옴)씩 상승해 온도에 대한 반응속도가 빠르다. 최대 저항은 정상 온도일 때보다 무려 1,000배 이상 높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저항이 낮아져 원래의 전기가 통하는 상태로 돌아오는 가역성(reversibility)까지 갖췄다. LG화학은 "SRL이 온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변하는 복합 물질로, 온도가 오르는 초기 단계에서 전기 흐름을 차단하는 ‘퓨즈’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는 전지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의도치 않게 직접 접촉해 단락과 발열이 발생하며 시작되는 자가증폭루프 반응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가증폭루프' 과정에서 생성된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음극 표면에 석출된 리튬과 반응해 배터리 온도를 더욱 올리는 기제다. 이때 수 초 만에 온도가 1,000℃ 가까이 치솟으며 화재가 이어지는데 SRL이 발열 초기에 빠르게 반응 경로를 차단한다면 화재 억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RL 개발한 연구팀. 출처: LG 홈페이지

관통 및 충격실험서 자가증폭루프 억제 확인

실제로 모바일용 LCO(리튬 · 코발트 · 산화물) 배터리에 못으로 구멍을 뚫는 관통 실험에서, 일반 배터리는 전체 중 16% 만이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SRL을 적용한 배터리는 불이 붙지 않거나, 불꽃이 발생한 뒤 곧바로 꺼지는 등 단 한 건의 열폭주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기차용 NCM(니켈 · 코발트 · 망간) 배터리에 약 10kg의 무게추를 떨어뜨리는 충격 실험에서도 SRL의 화재 방지 능력이 입증됐다. 일반 배터리는 모두 화재가 발생했지만 SRL을 적용한 배터리는 70% 비율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고, 30%는 불꽃이 발생했지만 수 초 내로 꺼지는데 그쳤다. 또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터리의 열 폭주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성과로, 배터리 안전성 향상뿐만 아니라 배터리 수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RL은 롤-투-롤(Roll-to-Roll) 방식의 생산 공정을 통해 하루에 최대 5km의 SRL을 생산할 수 있어 상업적 활용 가능성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량 생산이 가능함에 따라 전기차와 같은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SRL이 리튬이온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배터리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서도 SRL을 적용하면 유사한 방식으로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스마트 기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서 채택되는 게 관건

소재 설계에 대한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은 모바일용 배터리에 열폭주 억제 소재 안전성 검증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까지 대용량 전기차용 배터리에도 안전성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LG화학 이종구 CTO는 “양산 공정까지 빠른 시일 내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가시적인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약 920억 달러로 추정된다.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수요 증가에 따라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24년 1~5월 동안 세계 각국에 차량으로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약 564만대로 전년 대비 약 21.5% 상승했다. 미국 교통통계국(BTS)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52건으로, 10만대당 25.1건 정도다.

SRL이 배터리 폭발 위험을 63%에서 10%로 줄인다고 할 때, 배터리 생산업체가 이를 도입해 리콜, 소송 및 브랜드 이미지 손상으로 인한 비용 그리고, 전기차 화재 진압과 손해배상 등 보험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면 해당 기술의 시장 가치는 최소 연간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기술은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정에 쉽게 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에 널리 채택된다면 그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화학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배터리공학과 이민아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SRL의 소재 해석을 진행했으며, 안전성 검증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상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호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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