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주요 선진국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태양광·풍력 등의 확산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공동연구센터(Joint Research Centre, JRC)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에너지 및 기후 전망(GECO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G20의 기후 정책과 공약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C 이내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난화를 1.5°C로 제한하려면 모든 부문에서 즉각적인 배출량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2022년 대비 전 세계 재생 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이겠다는 COP28의 목표 달성, 2035년까지 2022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56% 감축 달성, 2050년까지 2022년 대비 90% 감축 달성이 그 중요한 이정표에 해당한다.

공약과 이행 사이 격차 여전해 목표 도달 난망
지금은 지구 온난화 1.5°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COP28의 글로벌 목표 달성이 지연되거나 다음 NDC 기간 동안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면 기온이 더 높아져 자연 및 인간 시스템에 대한 기후 영향이 증가하고 지구 기후 시스템에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G20 국가의 기후 목표는 여전히 1.5°C 목표에 부합하지 못한 상황이다. 2024년 6월 현재 기존 NDC 목표와 세기 중반의 장기 전략 탈탄소화 서약을 살펴보면, 여전히 공약과 이행 사이에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현재 법제화된 에너지 기후 정책을 포함한 예측에 따르면 현재 10년 이내에 전 세계 배출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국 정부의 에너지 기후 정책의 미비에 따라 세계는 금세기 말까지 2.6°C 상승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 NDC 목표와 세기 중반의 탈탄소화 공약을 완전히 이행하더라도 1.8°C로 낮아지는 것에 그친다.
결론적으로 2035년 NDC 설정은 글로벌 탈탄소화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1.5°C 시나리오에 의한 국가별 경제 전반의 2035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2022년 대비 감소율을 제시했다. EU 1,023만t(Mt CO2eq), -67%, 미국 1,348만t(-76%), 중국 4,834만t(-66%), 일본 422만t(-60%), 한국 175만t(-73%) 등이다. 보고서는 이는 각국이 최소 비용의 에너지 배출 경로로 파리협정의 목표에 이를 수 있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청정에너지 생산 확대, 산업 부문 탈탄소화 전략 관건
이를 달성하려면 청정 전기 생산(전략 1), 최종 사용처의 전기화 및 에너지 효율 개선(전략 2), 감축하기 어려운 부문의 탈탄소화(전략 3), 마이너스 배출량 확대(전략 4) 등의 표준화된 전략이 중요하다. 보고서는 비교적 탄소 집약적인 전력 부문을 가진 국가는 전략 1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배출량 감축을 달성할 수 있고, 전기 사용이 많은 최종 용도 또는 감축이 어려운 대규모 부문을 가진 국가는 전략 2 또는 3을 통해 더 많은 감축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략 4는 토지 부문의 탄소 흡수 잠재력이 큰 국가에게 기여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 2021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NDC를 발표했다. 청정 에너지의 경우(전략 1)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발전 비율을 증가시켜 석탄 및 천연가스 발전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1.6%로 확대하고, 2040년까지 30~35%로 증가시킨다. 원자력 발전 비율은 2030년 32.4%, 2036년 34.6%로 유지한다.
전략 2는 전기차(EV) 및 수소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며, 2040년까지 총 850만 대의 전기차와 290만 대의 수소차 보급이 목표다. 또 산업 및 가정에서의 에너지 소비 효율성을 개선하여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 있다. 산업 부문 감축 계획(전략 3)은 수소 및 전자연료(e-fuel)의 활용을 확대하고, 산업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 도입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고탄소 배출 산업의 구조 전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탄소 흡수 및 잔여 배출 감축(전략 4)은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DAC) 및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저장(BECCS) 기술을 활용한 탄소 제거 전략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농업 및 화석연료 기반 메탄 배출 감축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 구조를 저탄소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산업 구조 개편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GDP 대비 27.5%로 독일(20.9%), 일본(19.2%), 미국(11.5%)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산업 부문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철강·시멘트·석유화학 산업이 산업 배출량의 75%에 달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조 공정 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탄소포집기술(CCUS) 및 수소경제 활성화 등 재생에너지 관련 첨단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는 더딘 편이다. 2022년 기준 전체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8.9%에 불과한 데 이는 독일 46.2%, 미국 21.5%, 일본 22.4%에 비해 크게 저조한 규모다.
2030년 재생에너지 비율을 21.6% 목표까지 추진하려면 연 평균 13GW 이상의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가 필요하지만 2022년 신규 설치량은 7.5GW로 목표 대비 부족한 상황이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부지 확보가 쉽지 않으며, 주민 수용성 문제와 송전망 확충 지연 등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